엄마, 비밀이 있어. 우리 학교 어디 어디에 귀신이 있어. 예전에 공동묘지였대. 블라블라. 듣다가 웃음이 픽 났다. 내가 물었다. 어 그렇구나. 홍콩 할매 귀신은? 큰 동심이가 화들짝 놀라며, 어떻게 알았어! 빨간 마스크도 있지? 어! 맞아 맞아! 어떻게 알았어?!
많은 게 바뀌었대도 이럴 때 보면 하나도 안 바뀐 것 같다. 요즘은 귀신, 요괴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도 나왔던데, 괴담은 예나 지금이나 어찌 그리 똑같은지.
동네 슈퍼에서 장보며 아이스크림을 담았다. 어릴 적 먹었던 빠삐코, 쌍쌍바, 메로나, 캔디바, 부라보 콘 등. 동심이들이 음 맛있어! 를 연발하여 할짝거리느라 바쁘다. 사브레, 치토스 등 옛 과자도 마찬가지. 50원이던 캔디바가 100원으로 올라서 속상했던 일, 깡깡 언 빠삐코 깨물어 먹다 유치가 흔들려 아빠가 집에서 뽑아주신 일 등.
30년이 지나 넓어지고 쾌적해지고 세련되진 마트에서 비싸진 가격표를 달고 있지만, 어릴 때 누리던 것들이 건재한 덕택에, 그렇게 아이랑 시시콜콜 대화가 오간다. 얘가 나보다 나이가 많다니. 캔디바는 캔디향이 나서 이름이 캔디바인가. 생긴 것도 캔디 같아. 우와. 진짜 맛있다. 큰 아이의 격한 감탄에 메로나를 먹다 말고 작은 아이가 보탠다. 치. 나도 다음엔 캔디바 먹을 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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