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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찾은 당진 아미미술관

2017.10.25.
완연한 가을날에 찾은 당진 아미미술관.
아미미술관은 작년 여름에도 한 번 찾았었는데, 올해는 가을에 찾게 됐다.


같은 공간이지만 다른 때, 다른 사람과 찾는다면 다른 감상을 전해받게 되는데, 이번 방문에서도 그 점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이번 방문은 엄마와 단 둘이 함께였다.

단풍의 절정기가 아니었기에, 아직은 나뭇잎들의 색이 초록과 옅은 붉은색, 노란 빛으로 변해가는 색 등이 뒤섞여 있었다. 미술관의 입구에서 만난 단풍 나뭇잎에 반해 사진기를 들이댔다.





다시 만난 아미 미술관의 모습은 여전했다. 달라진 건 관 내외의 온도와 전시 작품들. 티켓팅을 진행해주시는 분과 원장님을 재회하니, 괜스레 반가웠다(알아봐주셔서 더 기뻤다는). 입구에서는 관에서 키우는 고양이들도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오전잠을 즐기고 있었고, 한 고양이는 열심히 물을 홀짝였다. 그 모습이 귀여워 사진기를 들이댔더니, 응시하는 모습이 꽤나 프로(모델)다웠다.





아미 미술관에서 전시되는 작품들은 회화, 사진, 설치 및 조각 작품들을 아우르는데(작품 수가 많지는 않다),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와 사진 작품들이 많았다.





아미 미술관의 포토 존인 모빌로 수놓인 복도도 찍고, 복도 한켠에 선 나도 찍혔다(잘 찍어 준 엄마에게 고마움을!). 폐교된 순성 유동초등학교를 개조해 만든 아미 미술관은, 아직까지도 학교의 모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내 생각에 아미 미술관이 인기 있는 주된 이유는, 분교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 있다고 본다.




엄마와 함께 가보니, 그 생각에 확신이 더해졌다. 과거 운동장으로 보이던 곳에서 미술관으로 오르는 계단을 밞아올라갈 때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넌 잘 모르지? 옛날에 학교 운동장에서 놀다가 종 치면 이런 계단으로 뛰어 올라갔었지. 이런 계단, 오랜만이네." 그렇다. 누군가에겐 미술관이 추억을 회상하게 만드는 공간일 수 있다.





아미 미술관은 실내외 모두가 작품인 곳이다. 전시품들 뿐만 아니라, 실외 자연 경관들을 감상하며 산책하는 순간들도 '예술'이다. 이번 방문을 통해서는 가을의 색채를 감상할 수 있었다.




엄마와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찬찬히 걸을 수 있어서 좋았고, 예술적 감수성을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러면서 우리는 하나의 추억을 더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각자, 과거의 추억을 끄집어낼 수 있었던 점도 좋았다. 엄마는 국민학생 시절의 옛 모습을, 나는 작년에 친구와 함께 찾았던 추억을 꺼내어볼 수 있었다.

공간 전체가 예술적인 곳, 당진 아미미술관. 또 다른 계절에 다시금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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