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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위험성

많은 작품들에서는 사랑이 극에 달하면 위험할 수 있음을 극적으로 드러낸다. 현재 읽고 있는 기 드 모파상의 <고해성사>와 최근에 감상한 에드워드 양 감독의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을 보면서도 그 점을 절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엄밀히 따지면, 사랑 자체가 위험하다기보다는 그것이 현실의 벽에 부딪혔을 때의 그 '마찰'이 위험의 원인으로 작용된다. 사랑이라는 아름답고도 근원적인 욕망이 현실에서 내 욕망의 크기대로 발휘되지 못할 때 벌어지는 마찰. 홀로 완성될 수 없는 사랑이기에, 상대와 현실 모두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가령, 이런 것이다.
소설 <고해성사> 속 상황은 한 남자를 자매가 동시에 사랑한다는 것. 이 상황 속에는 죽음과 비밀이 스며들어있다. 잔혹하고 또 잔혹하다. 첫눈에 반한 남자를 가질 수 없어, 멸할 수밖에 없었던 한 여자. 그로 인한 불행의 연속. 만약, 이 소설 속 상황 속 인물이었다면 어땠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속 상황 역시 가슴 아프다. 내가 사랑하는 대상이 타인들게도 동시에 사랑받고 있는 상황에 놓인 소년. 그는 소녀를 사랑한 남자들과 소녀 모두에게 분노한다. 그리고 그 끝은 파국이다.

사랑의 위험성을 말하는 이들이 많다. 또한 사랑이란 건, 감정적인 것이기에 변형되고 무너지고, 나아가 사라지기 쉽다. 이것 자체만으로도 사랑은 한편으로는 '연약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 연약한 존재를 우리는 잘 간수해야 한다. 너무 모자라도, 지나쳐도 변형되고 마는 사랑. 이래서 사랑은 '늘' 어렵고 또한 위험하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도 다분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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