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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의 황홀감

도보로 길을 떠난다는 것, 해 뜰 무렵 잔잔한 바닷가 들길을 따라 새벽이슬을 밞으며 걷는다는 것, 이 얼마나 황홀한 경험인가! 황홀감! 그것은 빛과 함께 눈 속으로, 가벼운 공기와 함께 콧속으로 그리고 바람의 숨결과 함께 피부 속으로 스며든다.

- 기 드 모파상 <집 팝니다> 중에서




우리는 누구나 걷는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어디로 향하기 위해 걷는다. 그 과정에도 '철학'이 있고 느껴지는 '감정'이 있다. 기 드 모파상은 도보로 길을 떠난다는 것을 '황홀한 경험'이라 표현했다.

내가 이 글을 '굳이' 옮기고 그에 대한 생각을 덧붙이는 이유는, 나 역시 걷기를 통해 여러 차례 황홀감을 느껴왔기 때문이다. 빛과 공기가 내 안으로 흡수될 때의 그 기분. 뿐만 아니라, '걸어야만 보이고 느껴지는' 특별한 경험이 있기에 걷기는 훌륭한 활동으로 볼 수 있다.

사실적인 묘사에 능한 기 드 모파상의 문체가 이렇게 '아름답게' 느껴진다는 것은, 걷기 그 자체가 지닌 아름다움 때문일 것이다. 걷지 않으면 발견할 수 없는 수많은 가치와 느끼지 못할 감정들... 감히, 텍스트로 표현하기 어려운 이 감정들을 공유할 수 있는 자들. 그대들은 나의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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