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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공감 영화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제목만으로도 '이건 봐야 돼'라고 생각했을 영화다. 하지만,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는 제목에 비해 내용의 임팩트가 강하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는 면에서는 칭찬할 만하다.



주인공 다카시는 매달 실적의 스트레스로 살아가는 신참 영업 사원이다. 매일 부장님과 선배들의 눈치를 보느라, 일에 적응하느라 정신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 게다가 매일같이 이어지는 야근 탓에, 부모님이 보내준 음식들도 썩어가는 지경에 이른다. 그런 힘든 나날을 버티고 버티던 중 지하철에서 자살을 다짐하고 만다. 그때! 정체 모호한 누군가가 나타나 다카시의 목숨을 구해준다.



자신을 다카시의 초등학교 동창이라고 소개한 야마모토. 하지만 '알고 보니' 그는 다카시의 동창이 아니었다. 야마모토라는 동창은 이미 죽었기 때문. 그렇다면 야모모토의 정체는 무엇일까? 귀신? 영화는 야마모토의 정체에 대한 미스터리와 약간의 공포(?)감과 함께 이어진다.

야마모토는 늘 밝다. 우울, 스트레스를 껴안고 살아가던 다카시의 내면을 극복하는 데 힘이 되어줄 만큼 유쾌하고 자유분방한 인물이다. 때로는 막무가내식으로 보일 정도다. 요즘 트렌드에 걸맞은 욜로(YOLO)족이다. 안정적인 직장이 아닌,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지만 매일 맥주 한 잔 하며 하루를 즐겁게 마무리하는 것이 야마모토의 일상이다. 다카시와는 상반된 삶의 형태다. 그러던 어느날, 다카시는 어깨가 축 처진 야마모토의 모습을 보게 되고 그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찾아나서기 시작한다.

알고보니, 야마모토에게는 슬픈 사연이 있었다. 늘 웃음과 함께, 조금의 스트레스도 없이 살아가는 것처럼 보였던 그에겐 '충격적인 과거'가 있었던 것. 그 과거 때문에 야마모토는 다카시의 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고, 그렇기에 위로도 해줄 수 있었던 것이다. 야마모토 덕에 훨씬 나은 삶을 살아가게 된 다카시는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된다. 물론 그 결심이 더 나은 삶이 되리라는 보장과 확신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현재의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된 것은 확실하다.



많은 직장인들이 다카시와 비슷한 나날과 스트레스 속에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상사의 억압, 동료들 간의 경쟁, 실적(성과) 스트레스, 줄지 않는 업무로 인한 야근 등은 소중한 삶을 좀먹는 요소들이다. 물론, 일(직장)의 긍정적인 면모들도 많다. 하지만, 긍정성보다 부정성이 과하다면 그 일, 혹은 직장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심신 건강에 좋지 않을까.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는, 꼭 안정적인 직장, 직업이 없어도 된다라고 말한다. 앞이 캄캄하고, 짓눌리는 듯한 억압 속에 놓일지라도 어떻게든 해결될 거라는 희망을 선사한다. 다카시 뿐만 아니라, 그의 부모 역시도 생을 마감하고 싶을 정도의 막막함 앞에 섰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 위기의 시간을 극복하고 현재를 잘 살아나가고 있다.



결국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는, 조급함, 막막함, 두려움에 대한 위안을 선사하기 위해 탄생한 작품이다. '조급해하지 않아도 괜찮아'. '마냥 죽으라는 법은 없는걸' 등의 메시지로 보는 이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잠깐 회사를 관둔다고 해서 큰 일이 벌어지는 건 아니다. 그러니, 자신의 소중한 목숨까지 앗아가며 목숨을 소진시키지 말자.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격언을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영화였다. 힐링이 필요한 여러분께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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