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6년째 연애중>

서른의 연애, 그리고 결혼

현실적인 영화들은 아무래도 캐릭터들의 연령대 때 감상하는 것이 최고의 공감을 선사하는 듯 하다.

가령, 최근 다시 감상한 <결혼은 미친짓이다>에 대한 몇 년 전 감상과 현재의 감상 느낌이 달랐듯 말이다.

과거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로맨스 속 캐릭터들의 감정들에 이해와 공감도가 높아지면서, '나도 어느새 시간길을 걸어왔구나' 라고 자감하게 되는 것. 이것 또한 삶의 묘미 아니겠는가!


이번에 다시 감상한 <6년째 연애중> 또한 현실적인 로맨스로, 과거의 감상과 다른 느낌을 선사한 작품이다.

비록 필자는 6년 간의 긴 연애기간을 겪어본 적은 없으나, 서른 즈음의 남녀가 생각하는 연애, 그리고 결혼에 대한 현실성에 대해서는 십분 공감했다.


필자 역시, 서른 즈음의 나이가 되었고, 영화 속 캐릭터들처럼 업무에 대해 고민 중이며, 연애할 때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때'가 된 것이다. 서로 꽤나 알게 된 사이, 나아가 아주 깊어진 사이가 되어 '가족과 다름없는' 관계가 된 남녀 사이에 '사랑이란 존재'할까. 이것이 <6년째 연애중>이 남녀 캐릭터 각각에게, 그리고 감상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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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잘 아는 사이이긴 한데,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는 불확실한 그들. 결국, 사랑에 대해 확고하지 않은 상태에서 '결혼'이라는 평생의 약속은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 커플은 '정에 이끌려 결혼을 택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는다. 그렇게 이별을 택하게 되지만, 그들이 재회했을 때, 세월 때문인지 미련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다시 잘 될 것만 같은 느낌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영화 속에서도 등장하지만, 사랑에는 '이해와 존중'이 필히 동반되어야만 한다. 일방적으로, 철저히 자신만을 타인이 이해해주길 바라는 건 투정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서로 이해하고 존중해주는 자세, 단순한 '끌림'이 아닌 오래토록 함께 하기 위한 '배려'. 이것이 오랜 기간의 연애, 나아가 결혼을 위해 필요한 요소 아닐까.


아직 나도 사랑에 대해 잘 모른다. 아니 평생 가도 완벽한 이해란 건 불가능할 것이다. 나와 다른 性을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니까... 하지만, 사랑이 일반적인 것이 아니고 질질 끈다고 되는 것도 아니며, 상대를 허수아비 처럼 두고 보는 것도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그렇기에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사랑이라는 자양분이 주는 위력에 늘 고마워하는 자세도 필요할 듯 하다.


극 중, 윤계상과 신성록이 김하늘을 사이에 두고 싸움을 벌이는 장면이 있는데, 이 장면에서 왜 울컥했는지 나도 모르겠다. 이미 지나가버린 것에 후회하는 남자가 싫어서였을까,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애인이라는 구실만 하는 남자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남자의 모습이 멋있어서였을까.


아무튼, 이 장면이 가장 인상깊었다.

<6년째 연애중>을 압축하는 한 장면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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