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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로랑생展',
섹션별 소개 및 작품에 대한 감상

마리 로랑생(1883~1956)


기욤 아폴리네르의 시 '미라보 다리'의 주인공이자 그의 연인으로 알려진 마리 로랑생은, 1905년 당시 파리 화가들의 공동 작업실이었던 '세탁선'에서 피카소, 아폴리네르, 장콕토, 모딜리아니 등과 교류하며 자신의 작품 세계를 펼쳐나갔다. 즐겨 사용하던 색은 분홍, 보라, 파랑, 회색, 녹색 등이다. 직관과 환상을 넘나들며 창작해 낸 마리 로랑생의 작품들은 그녀 스스로를 위안하는 산물이기도 했다.



1. 벨에포크 시대로의 초대
20세기 초 아름다웠던 파리의 벨에포크 시절을 대표하는 작가, 마리 로랑생이 담긴 사진들을 통해 벨에포크 시대의 파리 속으로 되돌아가본다.

2. 청춘시대
무명 화가였던 마리 로랑생의 초기 작품을 살펴본다. 아울러 피카소의 소개로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를 만나며 입체파 화가로 변모한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다.


파블로 피카소


당시 친분을 다졌던 파블로 피카소를 그린 바 있는 마리 로랑생이다. 무명 화가 시절이었던 20대 때, 그녀는 화가 브라크와 함께 파리 아카데미 앙베르에 다녔고, 풍경화, 정물화, 자타의 초상화 등을 그렸다. 그녀의 작품 활동 시기들 중 풍경화, 정물화 등이 가장 많이 보였던 시기이다. 이 때의 그림들은, 단출한 선과 색이 특징이다.


자화상



스스로를 못났다고 생각했던 그녀의 초기작들에서의 초상화에서는 어두운 색들이 줄곧 보인다.



3. 열애시대
아폴리네르와의 뜨거웠던 사랑 속에서 회색과 갈색 위주의 초기 작품에서 벗어나 서서히 녹색과 파랑, 핑크에 이르는 자신만의 색을 찾아가기 시작한 마리 로랑생의 작품에는 강한 입체파의 영향이 드러난다.


우아한 무도회 또는 시골에서의 춤


열애 시대에 이르러, 그녀의 작품 세계에서는 입체파와 야수파의 성향이 두드러진다. 위 작품에서는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들이 연상된다.


4. 망명시대
독일인 귀족 남편과 결혼하지만 1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스페인으로 망명을 떠나게 된 마리 로랑생은 작품에만 열중한다. 고야의 영향을 받아 관능적인 지중해 남부 여성들을 그리며 상처의 시기를 이겨낸다. 망명시대의 그림들을 보면, 그녀의 음울한 심경을 담은 회색 배경의 작품들이 많다. 특히, 초상화들에서 보여지는 인물들의 표정이 마리 로랑생의 심경을 대변해준다.




위 작품에서의 인물은, 책을 읽고 있지만 집중하는 것처럼 보여지지는 않는다. 마리 로랑생의 그림들에서는 말, 고양이와 개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말은 작가가 좋아했던 동물이고 고양이와 개는 그녀가 길렀던 반려 동물이었다. 고양이와 개로부터 많은 위안을 받았다는 것은, 그녀의 작품들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망명 시대에 그렸던 작품인데, 소재는 왠지 모르게 시대에 걸맞지 않다. 작가는 이와 같은 그림을 그리며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희망을 품었던 것 같다. 위 작품에서 마리 로랑생은 왼쪽에서 두 번째 여인이다. 사랑했던 아폴리네르를 상징하는 기타를 들고 있으며, 그녀가 애정했던 격자무늬의 스카프를 착용하고 있다. 그녀 옆의 핑크빛 원피스를 입은 여인은 망명 시대에 그녀에게 프랑스 소식을 들려줬던 절친한 친구이다. 핑크를 통해 희망을 드러냈던 마리 로랑생의 애정이 듬뿍 담긴 여인상이다.



5. 열광의 시대
1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로 돌아올 수 있었던 마리 로랑생은 비로소 작품에 온전히 몰입하게 된다. 특유의 색채감과 윤곽석을 흐릿하게 그리는 스타일이 완성되고, 코코 샤넬, 헬레나 루빈스타인 등 많은 사람의 초상화 주문이 잇따른다.



열광의 시대 당시에 그렸던 작품 속 인물들은 고급스러운 옷차림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전 시대들의 인물들에 비해 살집과 생기가 드러난다.



6. 콜라보레이션
'앙드레 지드'의 소설 '사랑의 시도'를 비롯하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캐서린 맨스필드'의 원유회' 등의 도서 일러스트 작업과 발간된 실제 도서, 마리 로랑생이 작업한 광고 등 다양한 작품 세계와 활동을 살펴본다.

7. 성숙의 시대
한층 강렬해진 색채 속에서 자신의 스타일을 완성한 대가로서의 작품 세계가 느껴지는 작가 말년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10년에 걸쳐 완성한 대작 '세 명의 여인들'은 한국 전시 만을 위해 특별히 촬영이 허용되었다.



연대기별로 보면 확연히 바뀐 작품 속 여인들의 모습이 느껴질 것이다. 남성에 대한 의구심을 품었던 마리 로랑생의 작품들에서 남성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남성들을 그렸던 작품도 여성으로 바꿔버릴 정도였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아래의 작품 '입맞춤' 속 한 명도 원래는 남성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입맞춤



▲ '세 명의 여인들'을 그리는 마리 로랑생


'세 명의 여인들'


위 '세 명의 여인들'에는 마리 로랑생이 사랑했던 모든 오브제들과 색채가 담겨있다. 특히, 그녀가 젊은 시절에 꺼려했던 노랑, 빨강도 활용된 것이 인상적이다. 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다양한 색의 활용에 도전했던 그녀의 성숙미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8. 밤의 수첩
시집 '밤의 수첩'을 발간한 시인이기도 한 마리 로랑생의 시와 연인 기욤 아폴리네르의 시를 읽어보고, 그들의 시를 직접 필사해본다.



다양한 활동들로 아름답게 나이 들어갔던 여인 마리 로랑생.

슬픔과 아픔을 그림으로 승화해낸 한 명의 아름다운 여인과 그녀가 창작해 낸 세계에 빠져들었던 전시 관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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