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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여행,
재단장한 오경덕미술관

2018년 새단장 후 재개관한 오경덕미술관을 찾았다. 사실, 오경덕이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 됐는데 알고 난 후 흠뻑 빠지게 됐다. 우연한 좋은 기회를 통해 미술관에 머물던 중인 작가님과 인사하게 됐고, 고맙게도 동행하며 작품에 대한 설명과 질의응답도 들을 수 있었다.


오경덕 작가와, 2018.04.18


오경덕 작가는 '지푸라기 화가'라 불린다. 어릴적 지푸라기 잡듯 삶에 절박했던 사고가 있기도 했고, 그로 인해 땅에서 나는 모든 것들에 대한 관심, 그것이 인류에 미치는 영향 등을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작가는 지푸라기와 흙, 나무 등의 자연 재료들을 활용한다. 그의 작품명들의 대부분은 '군상' 혹은 '문자(추상)'이다. 이 제목을 중심에 두고 일련의 시리즈를 창작한다. 인간 군상을 다룬 작품들은 다양한 몸체를 통해 희로애락을 표출하고 있다. 더불어, 문자를 다룬 작품들은 한자, 한글 등을 나름의 방식대로 뽐내고 있다.



특히, 군상 시리즈에서는 다양한 백토, 황토, 진흙 등 다채로운 흙을 활용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것은 인종(백토는 백인, 황토는 황인, 진흙은 흑인)을 나타낸다고 한다. "이것만으로 군상을 다 표현할 수 있죠. 이게 제 작품의 전부입니다."라고 말하던 작가의 말이 떠오른다.


자연물을 활용했다고 해서, 작품색 또한 흙빛으로 가득하다는 편견을 가져서는 안 된다. 파스텔 톤의 화사한 빛을 뽐내는 작품들도 꽤 많다. 특히, 바다와 하늘을 표현한 색상은 동화책에서 볼 수 있을법한 색감을 뽐내고 있다.



작가가 활용한 자연물들 중 가장 인상깊었던 소재는 소나무 껍데기다. 이 소재를 활용한 기법은 특허를 냈다고 한다. 오로지 그만의 것이라는 뜻.


땅 밑, 나무 부분이 소나무 껍데기를 활용한 것


작가는 고암 이응노 화백으로부터 미술을 배웠다. 이응노 작가가 수묵으로 군상을 표현했다면, 오경덕 작가는 다양한 자연물들을 활용했고, 또한 입체성을 가미했다는 점이 둘의 차이라 볼 수 있다.



오경덕미술관에는 작품들뿐 아니라, 작가의 수집품들도 전시돼 있다. 천주교와 연관된 물품들과 다양한 나라들에서 수집한 향수병, 도장, 암석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또한, 음료를 즐길 수 있는 테이블도 마련돼 있고 기념품들도 있어, 작가의 세계관을 집으로 안고오고 싶은 분들껜 기념품 구매도 괜찮을 성싶다.



1, 2층으로 구성된 미술관에서는 현재 각 층마다 약 35점의 신작들이 전시돼 있다. 작가는 끊임없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고, 하여 한 달 남짓 정도의 기간을 두고 작품들을 교체하며 관람자들에게 다채로운 감상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아카데미 진행을 통해 미술을 가르치는 활동도 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 작가답게, 한국적인 재료들로 한국미를 여과없이 표현 중인 오경덕 작가의 세계관을 확인하고 싶다면 오경덕미술관을 찾아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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