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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리 vs 매켄로> 리뷰



영화 <보리 vs 매켄로>! 현장감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스포츠영화다.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윔블던 테니스 대회. 포커페이스로 완벽한 승리를 이끄는 테니스 제왕과 동물적인 감각으로 경기를 지배하는 코트 위 악동이 라이벌로 만나 벌이는 짜릿한 경기 모습을 지켜보는 과정. 숨막힐 듯한 긴장감과 온 몸에 느껴졌던 전율이 아직도 잔상에 남아있다.

사실, 이 영화는 접하기 전부터 기대가 컸었다. 유수 영화제에 초청됐고 수상 이력까지 갖췄던 작품이기 때문이다.

제42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개막작 선정 (2017) 
제65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Pearls 초청 (2017) 
제25회 카메리마주영화제 최고의 감독 데뷔작 수상 (2017) 
제12회 로마국제영화제 특별 로마 영화상 – BNL 수상 (2017) 
제53회 시카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 초청 (2017) 
제15회 두바이국제영화제 초청 (2017) 
제38회 Noordelijk Film Festival 관객상 수상 (2017) 
제2회 마카오국제영화제 관객상 수상 (2017) 
제53회 굴드바게상 남우조연상, 시각효과상 수상 외 8개 부문 후보 (2018) 
제29회 팜스프링스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 부문 초청 (2018) 
제42회 클리블랜드국제영화제 폐막작 선정 (2018)


이 영화가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여느 스포츠영화들보다 뛰어난 긴장감을 갖췄을뿐 아니라, 두 사람의 내면을 깊숙하게 담아냈기 때문이다. 영화 제목이 두 인물 그 자체인만큼, 영화는 인물의 행동과 내면, 둘의 경기에 집중한다. 게다가 이 영화는 실화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더욱 감명깊게 느껴지기도 했다(1980년, 세계 최초로 윔블던 5연패에 도전하는 스웨덴 선수 비외른 보리와 그를 꺾을 새로운 강자로 주목받은 미국 선수 매켄로의 승패를 에측할 수 없었던 박빙의 승부를 다룬 것. 이들의 경기는 테니스 역사상 최고의 빅매치로 손꼽히고 있다).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인물. 각 인물을 간략히 살펴보면 이러하다.




강박적이고 금욕적인 생활과 경기 중에도 평정을 잃지 않는 무표정의 모습으로 '미스터 아이스', '아이스 보리'로 불리었던 보리. 세계 최초 최연소 윔블던 4연패를 기록하는 등 독보적인 실력으로 전 세계 테니스 팬을 사로잡았던인물이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긴 금발머리에 헤어밴드, 그리고 기존 백색 위주의 유니폼에서 탈피해 컬러풀한 색채를 반영한 시그니처 스타일을 유행시켰을만큼 압도적이었다.

- 출생일/국적: 1956년 6월 6일, 스웨덴 
- 데뷔/은퇴(단식): 1973년 – 1983년 
- 통산 타이틀 획득(단식): 64개 
- 그랜드 슬램 타이틀(단식): 11개 
- 별명: 미스터 아이스 
- 경기 방식: 두 손 백핸드, 후방 공격형 
- 시합 전 습관: 라켓 점검, 맥박 체크



존 매켄로는 기술 면에서 천부적인 재능을 보이며 눈길을 끌었던 테니스 선수다. 보리와는 상반되는 동물적인 감각의 플레이와 감정을 불같이 드러낸 돌발 행동으로 '코트의 악동'으로 불리며 주목받았던 인물.

- 출생일: 1959년 2월 16일, 미국 
- 데뷔/은퇴(단식): 1978년 – 1992년 
- 통산 타이틀 획득(단식): 77개 
- 그랜드 슬램 타이틀(단식): 7개 
- 별명: 코트의 악동 
- 경기 방식: 한 손 백핸드, 전진 공격형 
- 시합 전 습관: 음악 들으며 게임 하기 


이같이 개성 강한 캐릭터를 훌륭히 소화해낸 배우들의 열연 역시, 영화의 가치를 드높여주는 데 큰 몫을 해냈다. 100%의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스메리르 구드나손고 샤이아 라보프의 연기! 스타일에서부터 버릇까지 어느 것도 놓치지 않은 점에 박수를 보낸다.





스포츠영화에는 일련의 교훈이 있다. 사실, 스포츠뿐 아니라 모든 삶의 형태를 다룬 영화에는 다양한 고군분투기가 그려진다. <보리 vs 매켄로>에서는 특히, 인물들의 극한기를 느낄 수 있었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려는 이들이 겪고, 극복해야만 하는 것들을 말이다. 자신의 상처와 역경을 딛고 일어서야만 진정한 승리를 맛볼 수 있다는 교훈을 안고 있는 이 작품. 그래서 더욱 감명 깊었다.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경기의 승패 여부가 아니다. 각 인물 그 자체다. 이들 인물을 통해 인생사를 배울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보리 vs 매켄로>가 지닌 매력이다. 물론, 경기 관전의 재미도 있다. TV 카메라로는 담아내지 못했던 전설적인 경기의 이면을 섬세하게 담아낸 연출력 또한 돋보인다. 박진감 넘치는 명승부, 테니스의 박진감과 선수들의 휴머니티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지루할 틈 없이 관람할 수 있었다.


영화의 마지막, 즉 라스트 경기 신은 <보리 vs 매켄로>의 핵심이다. 무려 23분이나 할애됐을만큼 중요하고도 관객들을 휘어잡을만한 연출력이 돋보였다. 전 세계 유수 언론들이 극찬했을만큼  명장면으로 손꼽히는 신. 아마, 관람객들이라면 십분 공감했으리라 생각한다. 진짜 경기를 보는 듯한 생생함과 그로부터 느낄 수 있었던 전율. 이것만으로도 장르 영화로써의 성공을 자랑하지만, 휴머니티와 교훈까지 갖췄기에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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