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비가 많이 쏟아졌다.
한동안 억수같이 내리는 비를 하염없이 바라봤다.
실내에서 바라본 비는, 창가에 내리꽂힐 때 자신들만의 길을 내더라.
이렇듯 비는, 창가라는 새로운 공간에 안착할 때 자신만의 길을 내어 그대로 흐르더라.
하물며, 이내 떨어져 사라지고 마는 비마저 자신만의 길을 내는데,
단번에 사라지고 마는 존재가 아닌 우리는 왜 자신만의 길을 걷지 못할까.
이런 생각과 함께, 많은 반성을 하게 됐던 시간.
공항에서의 일이다.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기 전, 매섭게 자신만의 길을 정하고 열렬히 흘러내려가던 비를 보며 든 생각이다.
나도 나의 주체성을 찾고 걸어나가보자, 라며
작은 다짐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