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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인생의 흐름처럼-


계획이 없으면 그냥 물 흐르는 대로 가게 마련이었다. 볼 것도 많고, 할 것도 많았으며, 그 무엇보다 어머니는 그냥 인생을 즐기고 싶어했다. 버킷리스트를 만들었다면 그만큼 제한을 받았을 것이다. 우리 여행은 미리 짜놓은 일정대로 하나씩 지워나가는 그런 여행이 아니었다. - 책 <드라이빙 미스 노마> p. 76, 77




무계획에 의해 확장되는 시야. 촘촘하게 계획한다고 해서 그대로 이행되지 않는 게 인생인 것처럼, 여행 역시 계획 없이 떠났을 때 더 많은 경험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두면, 거기에 초점을 맞춰지게 되어, 그 외의 놓치게 되는 것들이 다수 발생할 수 있다. 계획을 짠다고 해서, 어떠한 사건 없이 순리대로 흘러갈 거라는 보장도 없다.

우리의 인생은 늘 예기치 못한 일들로 가득하다. 또한, 하루 일과의 정확한 활동들을 촘촘히 계획하는 이들도 거의 드물다. 계획을 짠다고 해도, 그대로 이행되지 않는 것 또한 인생이다. <드라이빙 미스 노마> 속 일가족 역시, 이렇다할 계획 없이, 다소 즉흥적으로 여행을 떠났다. 한 걸음 옮길 때마다 흥미나 호기심이 가는 장소나 물건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그것들을 체험했다. 그로 인해, 알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하고 또한 겪어볼 수 있었다. 미리 짜놓은 계획표대로의 이행은 한편으로는 수동적인 활동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것'을 제대로 이행한 이들의 책을 읽는 재미에 빠져있는 지금. 나의 여행 모토와도 상통하는 문장들이 있어, 이렇게 옮겨본다.

나의 여행길도 늘 그러했다. 물론, 구체적인 계획을 짜고 떠나는 편도 아니지만, 그 덕분에 예기치 못한 만남과 경험을 했던 적이 많았다. 마치 모험과도 같은 여행이었기에, 용기가 필요했던 적도 많았다. 그래서인지, 여행 후엔 스스로 한층 더 성장했음을 느꼈던 적도 많다. 계획에 의한 여행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여행 또한 흥미롭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판에 박은 듯 살아가는 일상에서 벗어나는 여행에서까지 계획에 맞춰 발걸음을 옮길 필요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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