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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여행 부르는 영화 두 편

곧 여름이다.
휴가가 아니라도, 자연스럽게 더위를 식히기 위해 바다로 향하게 되는 계절이다.
아무래도 여행을 떠나기 전이라면, 그에 걸맞은 영화 한 편 정도 감상해줘야 여행의 분위기가 살아날 것.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바다 여행을 부르는 영화 두 편'을 소개해보겠다.



안경


나는 이 영화를 보면 왜 이리도 떠나고 싶을까. 나홀로 여행, 혹은 조용하게 휴가를 맞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나의 이 생각에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특유의 감성이 십분 배어있는 이 영화 속 주인공은, 휴대전화조차 터지지 않는 조용한 바다로 향한다. 그곳 주민들은 평범한 듯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묘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말이 많지는 않지만 어딘가 부족하고 어색한 농담을 해대는가하면,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는 이도 있다. 좀처럼 적응할 수 없는 주인공의 모습은, 아마 도심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이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하지만, 어딘가로 가기를 자처했다면 그곳의 법을 따라야 하는 법. 주인공은 이 주민들의 의례인 체조를 함께 하고 식사도 하면서 조금씩 조용한 생활에 적응해나간다. 또한, 이곳에서 벗어날 수 없는 절대적인 매력이 있다. 바로, 바닷가에서 판매되는 특별할 것 없는 팥빙수다. 단출하기 짝이 없는 팥빙수이지만, 주인공들의 반응을 보고 있노라면, 당장이라도 맛보고 싶을만큼 호기심을 자극한다. 뿐만 아니라, 시야를 확 트이게 만드는 맑은 바다는 당장이라도 떠나고픈 욕구를 자극한다.

미니멀리스트, 쉼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적극 권하는 영화다. 하지만, 그와 반대되는 성향이라면 이 영화는 분명! 지루하게 느껴질 것이다.



하와이언 레시피


이 영화 역시 독특하다. 조용하고 느린 감수성 위에 흩뿌려진 허를 찌르는 발상들이 매력적이다. 사실, 이 영화에서 바다는 자주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가 하늘빛 바다의 색을 닮아있다. 여유로움과 포용, 정이 배인 그런 영화라고나 할까.



이곳으로 여행을 간다면, 절대 밥 굶을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끊임없이 등장하는 진수성찬 때문에 배 고파 미칠 수도 있다). 정말, 푹~ 쉴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들었던 영화 속 배경 때문인지, 나는 일 년에 한 번은 이 영화를 본다. 
뿐만 아니라, 이 영화에는 '희망'의 메시지도 있다. 소원을 이뤄준다는 '달무지개'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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