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주인'이 되라
작년, <미움받을 용기>로 국내에서 큰 관심을 받았던 저자 '기시미 이치로'의 신작이다. <오늘부터 가벼워지는 삶>…. 제목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는 책이다. 내가 떠안고 있는 무수한 짐들에서 벗어나 한결 가벼워지는 삶. 물론, 가볍다는 단어가 혹자에게는 부정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내겐 더없이 희망적인 단어다.
저자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오늘부터 가벼워지는 삶> 역시, '아들러 심리학'을 기반으로 한다. 결국 핵심 주제는 '삶의 주체가 되어라'는 것이다. 저자가 즐겨쓰는 단어는 '용기'다. 이 책에서도 다양한 용기들이 나열된다. 물론 '미움받을 용기'도 빠지지 않는다.
책의 전제는 이렇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홀로 살아갈 수 없다. 즉, 사회에 뛰어들어야만 하고 거기에는 각양각색의 타인들이 있다. 아들러가 <삶의 과학>에서 '인간의 고민은 모두 대인관계에서 비롯된다'고 했지만,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대인관계를 해야만 한다. 신경증 환자라면 세상과의 접촉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들은 신경증 환자를 지향하지 않는다. 물론,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고 혼자 살아간다면 상처와 슬픔은 없을 수 있지만 기쁨마저도 잃어버린다.
'타인과 관계하면 누군가로부터 상처받고 슬퍼할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혼자 살아간다면 상처와 슬픔은 없을 수 있어도 기쁨조차 잃어버리게 된다.
살아가는 기쁨은 대인관계 속에서만 얻을 수 있으므로 부디 대인관계 속으로 들어갈 용기를 갖기 바란다. - 79쪽에서
그렇다면, 어떻게 대인관계의 고민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우선, '나는 타인을 조종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해야만 한다. 나 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자유의지'라는 게 있다. 내가 같은 행동을 했음에도 개인에 따라 받아들이고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특히, 사랑과 존경은 타인에게 절대 강요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와 타인에 대한 적대감을 없애야 한다. 우선 그것들을 친구로 여겨야 한다. 친구로 여겨야만 사회에 뛰어들 수 있고, 공헌할 수 있다. 그리고 타인의 시선에 의해 현재의 나를 완전히 다른 나로 바꿀 수도 없다. 설사 바꾼다 할지라도 그것은 온전한 나의 모습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열등감과 우월감의 결과일 뿐이다.
그래서 책이 강조하는 점은, 환경이라고 생각하는 '핑계거리'들에서 벗어나라는 것이다. 유전과 환경, 타인의 시선(평가)로부터 벗어나 '운명의 주인'이 되자는 것이다. 유전과 환경을 들먹이는 사람은, 일이 잘못됐을 경우를 대비한 핑계거리를 만드는 것 뿐이다. 그것을 타고난 운명이라 여기는 이들은 결국 운명 앞에 무력한 존재일 뿐이다. 또한, 타인의 시선에 좌지우지되는 것 또한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아가는 무력한 개인일 뿐이다. 우리는 이 나약한 생각에서 벗어나 낙관주의자가 될 필요가 있다.
'타인의 안색을 부단히 살피고 타인에게 듣기 좋은 소리만 하면 미움받을 일은 없겠지만, 끊임없이 남에게 맞추려고 하면 자신이 아닌 타인의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이며, 자유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 정도의 보상은 지불해야만 한다. 자유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하지만, 애초에 남에게 미움받을 것을 전혀 개의치 않는 사람에게는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 없다.' - 268, 269쪽
존재 자체가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고, 타인을 적이 아닌 친구로 보고 대인관계에 뛰어들 용기를 갖추자는 것. 타인을 친구로 본다면, 그들의 평가에 신경쓸 리 없으며 자연스러운 공헌이 가능하다. 이는 향후 사회에도 공헌된다.
저자는 강조한다.
'사람은 절대 운명에 농락당하는 무력한 존재가 아니다. 그러니, 운명의 주인이 되라'고!
우리 모두, 대인관계의 고민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나의 모습을 찾아야만 한다. 그것이 결국 '선(善)'이다.
[책 속에서]
자신을 다른 '나'로 바꿀 수는 없다.
마음에 들지 않는 어떠한 습관이나 성격 등이 있더라도 죽을 때까지 나는 나이지 다른 '나'로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라이프스타일이라면 바꿀 수 있다.
이것을 비유하자면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OS체계를 업그레이드하는 것과 비슷하다.
하드가 똑같아도 OS가 새로워지면 새 컴퓨터나 새 스마트폰과 다름없어진다. - 60쪽
"경험은 그것이 받아들여지기 전에 해석되고, 그 해석은 항상 아이가 인생에 부여해왔던 원래의 의미와 일치한다"는 말은,
경험 그 자체는 어느 누구에게나 똑같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반드시 그것을 경험한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는 의미다.
해석 없는 경험이란 있을 수 없다. - 62쪽
재능이나 유전을 들먹이는 사람은 재능 없음이나 유전적 능력이 부족함을 과제에 몰두하지 않는 이유로 삼으려 한다. - 219쪽
타인을 친구로 본다면 타인에게 공헌하려 한다.
반대로 적이라 여기면 공헌하려 하지 않는다.
타인을 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면 타인의 말과 행동에는 좋은 의도가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 23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