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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코미디 영화
<란마루 신의 혀를 가진 남자>


제목에서도 감이 오는 분들 계실 거다. '다분히 일본스러운' <란마루 신의 혀를 가진 남자>는, 엽기 코미디물이다. 원작은 드라마. 필자는 드라마는 보지 못헀으나, 영화의 시작에는 드라마에 대한 이 같은 맥락의 설명이 등장한다. '이단으로 취급받았다'고. 그래서 얼마나 괴이할지, 대중의 이해도에서 벗어나 있을지 기대를 안고 영화 감상을 시작했다.


내가 이 영화를 접한 이유는, 주연 무카이 오사무의 팬심 때문이다. 나는 열렬히 좋아하는데, 내 지인들은 고개를 갸우뚱대는 이 인물은 <새 구두를 사야 해>에서 첫눈에 반해, <오 브라더, 오 시스터!>에서 사랑의 정점을 찍게 만든 인물이다. 이 작품들 사이에 나왔던 <노란 코끼리>, <모모세, 여기를 봐>에서도 그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행복했다.


꽤 긴 시간을 투자해야만 하는 드라마에 앞서 영화를 감상한 후 깨달은 점. '아, 드라마는 안 봐야지!'. 그렇다. <란마루 신의 혀를 가진 남자>는 다분히 괴짜스럽고, 그렇다고 그다지 재미있지도 않았다. 물론, 칭찬하고자 하는 점은 있다. 괴상한 캐릭터들의 설정. 특히, 무카이 오사무는 혀로 모든 성분을 파헤치는 재능이 있는 기묘한 인물로 등장하는데, 내가 그나마 위로받을 수 있었던 점은 그가 주인공이라는 사실이다.


무카이 오사무가 맡은 란마루를 중심으로 구성된 트리오가 찾은 곳은, 온천으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그 명성이 죽은 작은 시골 마을이다. 이곳에서 한 남자가 죽는 사건이 발생하고, 트리오는 이 사건의 원인과 가해자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물론, 트리오 중 여성은 투박스러운 몸개그와 말장난만 치고 수사에 도움은 안 되지만, 이것 또한 영화에서 나름의 중요한 역할로 볼 수 있으니 봐준다.


안 봐도 알겠지만, 결국 수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란마루의 혀이고, 원인이 밝혀지면서 마을의 괴담과 오해도 풀리게 된다. 뿐만 아니라, 란마루의 과거도 밝혀진다. 신의 혀를 가진 캐릭터. 이것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는 꽤 새롭다고 평할 수 있겠다. 하지만, 코미디 요소에 대해서는 글쎄. 나 일본 코미디 좋아하는데, 이 영화의 것은 와닿지 않더라...


무카이 오사무가 말끔하게 나오지도 않고, 그다지 재미도 없었기에 이 영화에 대한 평은 '아쉽다'고 결론짓겠다. 츠츠미 유키히코만의 세계관이 확고하다는 설은 들어왔는데, 흠, 흠, 나는 그 세계관에 편입하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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