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첫사랑 영화
<선생님!... 좋아해도 될까요?>

가혹하고 아픈 여고생의 첫사랑. 2학년인 히비키는 생애 첫 사랑을 세계사 선생님 이토에게 느꼈다. 이후, 그녀는 사랑해선 안 되는 사람임을 알면서도 좋아하는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여느 사랑보다 순수하고도 서툰 첫사랑. 한데, 거기에다 금기라는 장애까지 뛰어넘어야 하니, 이 사랑. 아픔의 연속일 뿐이다.


히비키를 대하는 이토의 태도는 당연히 냉정하다. 학생의 사랑을, 순간 지나가는 바람 같은 것이라 여긴 것이다. 또한, 학생과의 관계가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다는 점을 익히 알고 있기에 이토는 흔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역.시.나, 흔들리지 않는 관계는 없다.


끝내 이토는 히비키의 끈질긴 사랑의 열정에 굴복하고 만다. 온갖 아픔을 감수하고도 진심어린 사랑을 표현한 히비키의 사랑은 그렇게 쟁취된다. 물론, 이로 인해 감수해야 할 이후의 일들은 둘에게 또 다른 역경이 된다. 하지만, 힘들게 이뤄진 사랑은 그리 쉽게 무너지지 않는 법. 이토는 히비키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기다리고, 히비키 역시 다른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선생님을 향한 단단한 마음을 유지한다.


결국, <선생님!.. 좋아해도 될까요>는 고등학생의 지고지순하고도 열정적인 첫사랑 성공기를 다룬 영화다. 선생님과 학생의 사랑. 너무나도 익숙한 소재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봤을 땐 이런 관계가 아름답게 완성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영화나 소설 등의 픽션에서는 꽤 아름답게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현실의 불가능을 가상으로라도 가능하게끔 하려는 게 픽션들의 목적일 수 있겠다.



내게 있어 이 영화는, 꽤나 지루했다. 로맨스나 멜로의 성공 요인들 중 중요한 출연진들이 합격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히로세 스즈와 이쿠타 토마의 훌륭한 비주얼에도 불구하고, 밋밋하고도 이해하기 지난한 전개 때문에 영화적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 다소 아쉬움이 가득했던 작품.



뭐, 히비키와 같이 모든 것을 희생하고도 멈출 수 없었던 사랑을 경험해 본 사람들이라면 과거를 회상하며 깊은 공감과 그에 따른 슬프고도 애잔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 성싶다. 하지만 내겐, 선생님을 짝사랑했던 과거가 없다. 모든 역경을 뛰어넘는 순애보적 사랑. 이와 같은 테마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 감상해도 좋을 법한 멜로 영화다. 하지만, 눈물 쥐어짜게 만들 법한 신파 서린 멜로드라마를 꺼리는 분들께는 권하지 않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판타지 로맨스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