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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비티>
4DX PLUS 3D 관람 리뷰


황홀하고도 경이로운 영화. 첫 관람 때 '충격'을 받아, 입을 다물지 못했던 영화. <그래비티>에 대해 품어왔던 단상이다. 첫 개봉 시에도 2D와 4DX 포맷으로 2회 관람했었는데, 이번에는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4DX PLUS 3D 포맷으로 다시금 영화를 '체험'했다.


4DX 3D까지는 제법 익숙하겠지만, 여기에 'PLUS'가 붙은 이유! 이 포맷으로 관람하면 정면 스크린 뿐 아니라, 양 벽면 좌우 스크린까지 확장된 영상을 만나볼 수 있다. 즉, PLUS의 개념은 스크린X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그래비티>의 놀라운 성과는, 관람자들로 하여금 우주 세계를 간접 체험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는, 특별한 포맷이 아닌 2D 관람 시에도 느낄 수 있다. 한데, 온갖 공감각 모두를 자극해 더 실감나는 신세계를 경험하고 싶다면 4DX 포맷이 제격이다.



모션체어의 진동과 에어샷, 고요하고도 숭엄하기까지 한 우주 세계의 공기를 생생하게 체험케 만드는 특유의 온도까지. 직접 가보진 못했지만, '우주의 실체가 이렇지 않을까'라고 믿고 싶을 만큼의 생생한 체험을 가능하게 만든다.


<그래비티>는 21세기 최고의 우주 영화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그렇기에, 이번 재개봉 시에도 치열한 예매전이 치러지기도 했었다. 특히, 3D나 4DX, IMAX 등의 특별 포맷의 경우 좋은 좌석을 선점하기 위해 꽤 치열한 눈치 싸움이 벌어졌던 것으로 안다. 나 역시, 4DX PLUS 3D 예매 때문에 CGV 앱을 몇 번이나 들락날락했는지 모른다.


4DX PLUS 3D 포맷의 <그래비티>는 대만족X대감동 그 자체였다. 영화를 보는 내내 몇 번이나 '와!'라는 감탄사를 입 밖으로 내뱉었는지 모른다. 많은 관람객들이 영화 속 핵심 신으로 쏟아지듯 날아오는 잔해들과의 충돌 장면을 꼽는데, 나 역시 이 장면에서 생생한 현장감을 느낀 탓에 혀를 내둘렀었다. 잔해들의 '위협'은 마치 스릴러 장르를 보는 듯한 감흥을 선사했다. 모션체어의 진동 효과는, 2D 관람 시엔 느끼지 못할 '자극'으로 우주 환경의 공포를 배가시켰다.



한편, 무중력 상태의 우주를 부유(浮遊)하는 인물들을 몸짓을 통해서는 '실제로 내가 저곳에 갇혀 있다면 저렇겠지?'라는 공포를 느꼈고, '저기에 내가 없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몸을 '툭! 툭!' 치는 모션체어의 움직임 뿐 아니라, 현기증을 유발하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 덕분에, 나는 90분 간 우주 탐사자가 된 듯한 기분에 휩싸였다.


그렇다고 4DX PLUS 3D의 <그래비티>가 요란하기만 할까? 아니다! 인간 군상이 아닌 인간이 그리운 인물들의 외로운 정서가 이어질 때는, 모션들이 멈춘다. 여느 영화들보다 이 작품에서의 4DX의 활약에서는 '절제미'를 엿볼 수 있다.


이 영화의 장점으로 꼽히는 요소들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사운드이다. 영화의 분위기를 북돋아주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덜어낸 듯한 음향 효과'다. 이 덕분에 우리는 적막한 공간에 홀로 남겨진 상태의 공포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시원하게 움직이던 4DX 효과가 걷히고, 적요한 상황이 이어질 때면 둘 사이의 간극 때문인지 쓸쓸함이 더 크게 느껴졌다. 진귀한 경험이었다.


<그래비티>는 스크린 속 상황들을 보는 것에서 벗어나, 화면 '속'의 인물이 되어 '체험'할 수 있는 작품이다. 우리의 좌석이 곧 우주 세계의 일부가 되는 경험. 쉽게 느껴볼 수 없기에, 기회가 있을 때 즐기는 것이 좋다.


한편, 치열했던 우주에서의 시간들을 지나 우리가 몸 담고 있는 세계에 발을 디딘 라이언 스톤(산드라 블록)의 마지막 걸음이 지닌 상징은 <그래비티>가 서사 면에서도 명작임을 입증하는 요소다. 스토리와 신세계의 체험, 알맞은 러닝타임! 이 모든 것들의 조화가 영화사에 길이 남을 작품을 탄생시켰다. 이 영화에 대한 찬사는, 내가 영화를 논하는 한 걷히지 않을 성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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