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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목격자> 리뷰

모든 걸 지켰을 뿐인데...


영화 <목격자>. 개인적으로는 무서웠다. 작품 자체가 지닌 섬뜩함도 있지만, '내가 저 상황에 처했다면'이라고 가정'했을 때 느낄 수 있는 공포는 그 어떤 표현으로도 온전히 묘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궁극의 공포를 제공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바로, 우리와 함께 생활하는 주변인들의 이기심이다. 물론, 확실한 공포의 대상이 된, 악인으로 드러나 있는 살인마가 극강의 공포 대상이긴 하지만,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건 비단 그 혼자만이 아니다. 



영화는,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진심 어린' 집단 생활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살인이라는 최악의 범죄 행위를 목격했음에도, 자신과 가족을 지키겠다는 이기심에 앞서 진실을 털어놓지 않는 주인공 '상훈'. 물론, 그의 태도도 충분히 이해된다. 그 어느 것보다 가족애가 앞선 가장의 의 모습은 누구라도 공감할 만하다. 하지만, 진실을 목도(目睹)한 이의 양심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계속되는 딜레마는 그렇게 한 인물의 심리를 피폐하게 만든다. 


 어디 이뿐이겠는가. 목격자를 괴롭히는 살인마의 연이은 범죄 행각 역시, 걷잡을 수 없는 사태들로 이어진다. 그렇게, 상훈의 아파트는 '추악의 소굴'로 변해간다. 상훈과 살인마. 이들 뿐 아니라, 집값 떨어질 걱정에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주민들의 집단 이기주의는 현 공동체 모습의 나쁜 면모를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렇다고 이들의 생활이 나아졌냐고? 당연히 아니다. 


이기주의에 물든 이들의 공동범죄. 참혹하고도 씁쓸한 이 현장은, 비단 <목격자> 속 이야기만이 아니다. '귀신보다 더 무서운 게 사람'이라는 말처럼, 영화가 그린 모습들이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공포가 증폭된다. 


사실, 영화가 선택한 소재와 내러티브는 진부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익숙하다. 하지만, 뉴스에 끊임없이 등장하는 정신적 결함을 지닌 사람들과 그들이 벌인 끔찍한 사건들이 영화 속 모습들과 다르지 않기에 우리는 '극강의 공포'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현실을 재현한 다큐멘터리 같은 영화라고나 할까. 


<목격자>는 '사회의 문제들을 짚어줬다'는 데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영화는 영화다'라고 생각하며 즐기기엔, 이 영화가 지닌 힘이 강렬하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비밀까지 지켰건만, 끝내 모든 것들을 지켜내지 못한 한 남자의 비극. 결단코 '영화 속 가상 인물'에 한정된 것만이 아님을 보여주는 이 영화.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가 무너진 현실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반성의 여지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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