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함보다는 현실 반영적인 청춘 멜로물
<호박과 마요네즈>는 청춘의 일과 사랑을 현실적으로 그린 영화다. 옛 시절을 돌아보게 만드는 가슴 저릿한 이 작품. 굉장히 매력적이다.
인디 음악을 하는 동거남 세이치를 위해, 츠지다는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돈벌이를 한다. 사랑하는 남자친구를 위해 온 몸을 희생하는 츠지다를 쉽게 이해할 수는 없지만, 모든 것에 열정적인 청춘의 사랑 이야기임을 감안하면 '그럴 수도 있지'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던 어느 날, 세이치에게 츠지다의 돈벌이 수단이 들키면서 둘 사이에는 균열이 일어난다. 이후, 음악 활동을 중단하고 돈벌이에 매진하기 시작한 세이치는 츠지다와 마주칠 시간이 점점 줄어간다.
그러던 중, 츠지다 앞에 전 남자친구 하기오가 나타난다. 사랑하고, 함께 살고 있지만 이전보다는 관계가 소홀해진 현재의 애인과 열렬히 사랑했었던 옛 연인 사이에서 방황하는 츠지다. 지금 현재의 그녀. 정말 괜찮은 것일까.
사랑을 중심에 둔 츠지다의 복잡한 심경은, 충분히 공감을 살 만하다. 우직한 지금의 남자친구와 함께 있으면 즐거운 옛 남자친구. 두 사람의 서로 다른 매력, 설렘과 익숙함 모두를 놓치기 싫은 마음, 누구라도 고개 끄덕일 만한 코드다. 어쩌면 츠지다는, 두 사람의 다른 매력들로 완벽한 사랑을 메워가려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츠지다가 어떠한 선택을 하더라도 완벽한 사랑을 기대하기란 힘들다. 이는, 비단 츠지다의 경우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어느 누구라도 채워지지 않는 욕망이 있을 것이다. 특히나, 영화 속 세 인물은 불안한 청춘들이다. 뚜렷한 직장도, 정착할 만한 사랑의 대상도 없는 이들의 상태는 불안에 휩싸인 청춘을 대변해주는 동시에, 누구든 완벽할 수 없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에 대해 '사랑은 타이밍이다'라는 주제의식들을 많이 발견한 것 같은데, 사실 나는 사랑에 있어 타이밍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감정을 쏟는 정도라고 생각한다. 세 사람의 사랑이 어긋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상대에 대한 감정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사랑한다'고 외쳐봤자, 타인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상대를 덜 좋아한다면 그 사랑은 완성형이 아니다. 또한, 서로의 감정 상태에 따라, 둘은 함께할 수도 없는 국면(이별)을 마주하기도 한다. 이렇게 적다 보니, 사랑 만큼 이루기 어려운 게 또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니다, 또 있다. 이 영화 속 인물들의 직업(직장) 찾기 과정 또한 청춘의 고통을 보여준다. <호박과 마요네즈>는, 하고 싶은 일(꿈)과 돈벌이(현실) 사이의 괴리감에 대한 문제도 적나라하게 그려낸다.
그래서, <호박과 마요네즈>는 어느 누구보다 '청춘들이 공감하며 볼 만한' 영화다. 20대, 꿈과 현실 위를 방황하는 이들이라면 마음 깊이 공감할 것이고, 이 시기를 지난 이들이라면 과거를 곱씹으며 볼 수 있을 것이다. 달달함보다는 냉소적인 면이 다분한 이 영화. 현실적인 작품을 선호하는 관객들에게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