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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둔 밤> 리뷰

청춘들에 의한 청춘들의 이야기

<어둔 밤>은 청춘들에 의한 청춘들의 목소리가 담긴 영화다. '리그 오브 쉐도우'라는 영화 동아리 멤버들이 예비군 수퍼히어로물을 만들어나가기 위한 (험난한)여정을 담은 이 영화에서는, 청춘들의 '꿈'을 향한 열정을 확인할 수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명작 <다크나이트>의 한글 번역어가 '어둔 밤'이라며, 야심을 품은 영화 동아리생들은 '그들만의 히어로물'을 만들기로 다짐한다. 하지만, 그 과정은 녹록지 않다. 할리우드 진출이라는 원대한 꿈을 안고 시작했으나, 주어진 돈은 300만원 뿐인데다 기술과 배우진 등 모든 요소들은 암담한 수준이다. 그야말로 어둔 밤처럼 까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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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해보자!'며 부딪쳐보고자 하는 열정 어린 패기는 '청춘이 지닌 힘'을 여실히 보여준다. 하지만, 원년 멤버들의 군입대로 인해 제작이 중단되고, 제대 후 '철 든' 이들은 현실과 타협하면서 원대한 꿈은 허공으로 사라지고 만다. 불행 중 다행으로, 기존 시나리오로 영화를 만들겠다는 동아리 후배에 의해 '어둔 밤'의 제작에 불씨가 가해지고, 끝내 청춘들의 꿈은 한 편의 영화라는 결과물로 세상의 빛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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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둔 밤>은 꿈을 향한 청춘들의 일상을 그린 페이크 다큐멘터리다. 메이킹 필름용으로 촬영된 1, 2부와 그렇게 완성된 결과물을 보여주는 3부로 이뤄진 이 영화의 백미는 단연 3부다. 결과물을 확인하기 위해 꽤 지루한 1, 2부를 보는 시간은 힘겹고 또 힘겨웠지만 기다림의 노고를 견뎌낸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완성도는 높지 않지만,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재기발랄한 히어로물을 만나볼 수 있었기에 좋았다.


청춘들에 의한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은 신박한 영화 <어둔 밤>. 사실, 이 패기와 열정을 다룬 청춘들의 페이크 다큐멘터리물은 기존에도 많았으나, 3부가 보여준 창의적인 면모는 이 영화만이 지닌 독보적인 매력이라 볼 수 있겠다. 하지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아쉬움은 1, 2부가 '너무 길고 지루했다'는 점이다. 어쩌면, 영화를 만든 이들이 결과물로 향한 험난한 여정을 관객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 라는 명목으로 이렇게 그려냈다면 어느 정도 인정하고 싶다. 하지만, 나는 꽤나 지루했고(흥미도 못 느낌), 실제로 영화를 보다 나간 관객들도 더러 있었기에 나만의 목소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블, 디씨의 수퍼히어로물을 좋아하는 관객들이라면 한 번쯤은 볼 만한 작품. 하지만, 다소 지루한 면이 있다는 점은 각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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