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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할로윈>,
슬래셔 무비의 정석!

1978년 기념비적인 탄생이라는 인식을 낳았던 영화 <할로윈>. 이후, 여덟 편의 속편이 나왔지만 호평을 받았던 작품은 없었다. 하지만, 40년 만에 등장한 이번 작품으로 하여금 '<할로윈>의 진정한 부활'이라는 수식어를 거머쥐게 됐다.


<할로윈>은 첫 등장 이후, 수많은 슬래셔 무비들에 영향을 미쳐왔다. 슬래셔의 시초라고 볼 만한 이 작품은, 최근 공포영화계에서 가장 핫한 블룸하우스와 손 잡고 제대로 된 리부트 및 속편으로 재탄생됐다. 그럼, 2018년의 <할로윈>은 어떻게 그려졌을까.


마이클 마이어스는 여섯 살 때 십대의 친누나를 잔혹하게 살해한 희대의 살인마다. 그의 손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 로리 스트로드. <할로윈>은 이 두 사람의 혈투극을 향해 나아간다. 수감된 40년 동안 단 한 마디도 하지 않는 그는 자신을 취재하고자 한 기자들과 평범한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하는 그. 할로윈데이만 되면 섬뜩한 가면을 쓰고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마이클. 그는 발자국 소리만으로도 관객들을 짓누르는 존재다.


2018년 <할로윈>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오프닝 시퀀스다. 마이클에게 가면을 보여주며 입을 열 것을 강요하는 기자들 앞에서 그와 함께 수감된 정신이상자들은 그들만의 아우성을 질러댄다. 그 장면은 잔혹한 사건의 서막이라도 되는 듯 요란하다. 온 세상이 떠나갈 듯한 울부짖음. 이는, 마이클과 최후의 생존자와의 진정한 최후를 예고하는 시퀀스로도 볼 수 있겠다. 더불어, 찌그러졌던 호박이 부풀어올라 복원되면서 마이클의 부활을 선포한다.



마이클은 사이코패스다. 죽이는 대상에 특별한 이유나 목적이 없다. 복수나 원한이 없음에도 무차별적인 살해를 저지르기에, 모두는 그를 향해 벌벌 떨 수밖에 없다. 입을 꾹 다문 그는, 제대로 된 연구조차 할 수 없는 존재다. 그를 정의 내릴 수 있는 단 하나의 수식어는 '절대 악'이라는 것 뿐이다.


그런 그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그저 처단하는 것뿐이다. 원작에서 40년이 흐른 시점을 그린 만큼, 이행 과정 역시 '충실'하다. 과거의 로리 역을 맡았던 제이미 리 커티스가 현재의 로리로 출연해 확실한 연결성을 보였으며, 그녀의 딸과 손녀까지 등장시켜 시간과 상황의 흐름을 이해 가능하게끔 연출했다. 마이클이 '왜 괴물이 되었는지', '왜 타인을 죽이는지'에 대한 이유를 밝히지 않는 것은 여느 공포영화들과는 확연히 다른 흐름을 보여준다. 어차피, 그것을 밝히려는 것 자체가 마이클에게는 형통되지 않는 요소들이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섬뜩한 살해 연대기는, 이번 <할로윈>을 통해 마무리된다. 로리와 딸, 손녀가 연대해 마이클을 무찌르는 신은 현 시대 상황에 걸맞은 시도였다. 이 영화는, 가장 먼저 선보였던 북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호평을 거두고 있다. 새로움을 시도했다기보다는 클래식한 슬래셔 무비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고 이어온 것. 이것 하나만으로도 2018 <할로윈>은 성공작이라 볼 수 있다. 마이클이 등장할 때마다 공포의 전율을 느끼게 만드는 BGM 역시 과거의 그것을 그대로 옮겼다.


이렇듯 2018 <할로윈>은 익숙한 것에 대한 공포를 재현한 영화다. 치밀한 요소들이 얽히고설켜 묵직한 결과물로 완성된 이 영화. 억지와 과장 없는 짜릿한 공포물을 기대했던 관객들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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