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데이비드 소로 잠언집
<고독의 즐거움>

'고독이 즐겁다?'


제목에서부터 반어의 매력이 느껴지는 <고독의 즐거움>이다. 대개, 고독이라는 단어는 외로움과 비슷하게 인식되고 있다. 한데, 이 책의 제목은 고독과 즐거움을 엮어내어 우리의 고정관념을 깡그리 무너뜨린다.


<고독의 즐거움>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대표작들에서 만나볼 수 있는 명문들을 모은 잠언집이다. 총 다섯 개의 챕터 (▲고독 ▲간소한 삶 ▲마음을 풍성하게 하는 길 ▲소유하지 않는 기쁨 ▲자연이 가르쳐주는 것)로 구성된 이 책은, 간소한 삶을 몸소 실천해 온 소로의 삶을 집약해 보여준다.


책은, 과도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간소한 삶의 미덕을 가르쳐주는 동시에, 바쁜 업무에 허덕이느라 정체성을 찾을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는 이들에게 사색의 기회를 제공한다. 삶은 감자 한 알, 빵 몇 조각, 과일 몇 알 등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끊임없는 산책하며 사색하기를 즐겼던 소로는 진정으로 고독을 만끽한 자다. 그에게 있어 고독이란, '완전한 자유'를 의미한다. 외부환경에 구애 받지 않고 '진정한 자신의 삶'을 살았던 그는 인간의 참된 자유를 맛본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인 셈이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자신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정직한 노동을 통해 먹거리를 해결한 자급자족의 삶을 살아온 소로의 삶(궁금하다면 <월든>을 읽어보시길)을 알고 있는 이들이라면 <고독의 즐거움>을 보다 흥미롭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소로의 삶과 철학이 간결하게 쓰인 이 책은, 우리에게 '진정한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한다.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요소는 텍스트보다 여백이 다분한데, 여기에도 여유롭고 자유로운 삶을 추구했던 소로의 모습이 반영돼 있다.


필자는 <월든>이라는 책을 통해 헨리 데이비드 소로라는 인물을 알게 됐고, 완독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으나 그 이후에 느꼈던 깊은 여운 덕분에 지인들에게 권장 도서로 추천해오고 있다. 한 문장 한 문장을 읽어 내려가면서 소로에 대한 경외심이 짙어졌던 기분 좋은 추억이 떠오른다.


<고독의 즐거움> 외에도 소로의 책들은 '당신의 진정성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워낙 유명한 작품들이 많지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쉽게 읽힐만한 것들은 아니다. 소로와 그의 작품이 궁금하지만 접하기 부담스러웠던 분들께는 <고독의 즐거움>부터 읽기를 권해드린다.



[책 속의 한 줄]


'남들처럼'이라는 말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자.'다들'은 어디에도 없다.'이 세상이 하는 듯이' 해서는 무엇 하나 이룰 수 없다. (18쪽)


무언가에 몰입하여 시간을 잊을 때만, 시간은 나의 것이다. (72쪽)


삶의 종착역에서 깨닫는 진리가 있다.물질의 허망함이다.그것을 빨리 깨닫는 사람이 있다.우리는 그를 현자라고 부른다. (88쪽)


자신의 무지를 아는 사람은 진화한다.무지의 자각, 그것이 인류의 정신을 고양한다. (158쪽)


내일은 내일의 일이 있다.우리는 오늘의 일에 충실하면 된다.내일을 오늘 살려고 하는 행동은 피하자. (1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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