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대로 갈 것인가 되돌아갈 것인가>

스코트 니어링이라는 인물을 알게 된 건 그의 부인 헬런 니어링과 함께 버몬트 숲에서 자급자족하며 산 스무 해의 기록이 담긴 책 <조화로운 삶>을 통해서다. 세계적으로 가장 도시적인 곳인 뉴욕에서 벗어나, 스스로 집을 짓고 농사를 하며 친자연적인 삶을 살았던 부부의 기록을 담은 책을 통해 필자는 저자들과 자연에 대한 경외심이 보다 깊어졌다.


<그대로 갈 것인가 되돌아갈 것인가>는 스코트 니어링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정리한 회고작이자, 독자들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게 만든다는 점에서 인문 서적으로도 볼 수 있겠다. <조화로운 삶>이 구체적인 삶의 방식을 드러냈다면, 이 책은 상대적으로 관념적이다. 조화로운 삶에 대한 정의와 철학을 다뤘다고 보면 된다.


조화로운 삶을 실천하기 위해 스코트 니어링은 문명에서 벗어난 삶을 살았다. 자본주의 사회로부터 독립해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며 살았던 그의 일대기는 소박한 삶을 지향하는 이들에게 영감을 전한다. 자연뿐 아니라, 타인과의 소통을 통해 의미 있는 삶을 만들어가고자 노력한 흔적도 돋보인다. 이 방식을 실천하기 위한 철학을 다뤘다는 면에서 <그대로 갈 것인가 되돌아갈 것인가>는 더 나은 사회를 이끌어가는 지침서로써의 역할도 톡톡히 해낸다.


책은 '우리 모두는 조화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주제 하에 실천법이 제시한다. 인간은 혼자 살아갈 수 없고, 자연과 동식물, 그리고 타인과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설파하는 저자는 자본과 권력, 전쟁으로 뒤덮인 현대문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욕으로 점철된 현대인들을 지적하고, 더불어 사는 삶을 권장하면서 누구라도 조화로운 삶을 살아나갈 수 있다고 설득한다.


그렇다고 모든 이들에게 지금의 환경에서 벗어나 자연으로 회귀할 것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어떠한 환경에서든 조화를 향한 태도를 갖고 실천으로 옮기면 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책에서 제시하는 삶을 실천하기 힘들다. 이와 같은 삶을 지향한다 할지라도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여, 저자는 이 상황을 배려해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최소한의 존재들에게 최소한만 해롭게 하고, 최대한 많은 존재들에게 최대한 이롭게 하라'고.


혹자는 이 책에 대해 뜬구름만 잡는다며 비아냥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니어링은 세계 곳곳을 다니며 끊임없이 조화로운 삶에 대한 가능성을 입증하고 몸소 실천으로 옮겨왔다. 그의 치열한 기록은 조화로운 삶에 대한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조화로운 삶은 우리의 본능이다. 잘 살펴보면, 나와 우리를 형성하는 모든 것들은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다. 가족, 친구, 연인, 이웃, 직장 동료들과의 관계를 잘 쌓아나가는 것 또한 조화로부터 비롯된다.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메시지는 조화로운 삶이 실천 가능하다는 것과 그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책 속에서]


우리는 헐벗은 버몬트 골짜기에서 몹시 낡아빠진 농장을 구해 찬찬히 계획을 세웠다. 자연에 있는 돌로 집을 짓고, 메마른 땅을 기름진 밭으로 바꾸고, 돈벌이를 정하는 따위의 일을 우리의 힘으로 잘 꾸려 나갔다. 누구든 우리가 했던 것처럼 살 곳을 정하고 계획을 세워 끈기 있게 밀고 나가면 그 열매를 거둘 수 있으리라 믿는다. 버몬트에 살면서 우리는 많은 가르침과 즐거움, 건강을 찾게 되었고 흥미와 용기를 갖게 되었다. (31쪽)


사람은 자연의 아이들이다. 자연과 함께 살면서 흙, 물, 공기, 햇볕에 신세를 질 수밖에 없다. 또한, 먹을거리를 얻고 살아남기 위해 자연에 기댈 수밖에 없다. 자연은 인류의 삶을 손아귀에 쥐고서 그것을 빚어낸다. (80쪽)


무엇이 올바른 것인지 판단하고 그에 따라 살고자 하는 이들은 날이 갈수록 오랫동안 지켜온 질서나 풍습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양심과 지성을 삶을 바꾸는 일에 바친다. 그리고 스스로 정한 책임과 의무에 따라 움직인다. 그것은 바로 조화로운 삶으로 스스로 들어서는 일이다. (158쪽)


우리는 이와 같이 지난 반세기 동안 서구인을 둘러싸고 있던 문제의 원인들을 밝히려고 했다. 원인은 자연을 함부로 쓰는 일과 사회 환경의 결함 또는 불균형에 있었다. (171쪽)


신중한 연구를 통해 나는 탐욕스럽고 경쟁을 일삼고 팽창하고 착취하는 사회 양식의 세계관과 태도와 관습과 제도들이, 조화로운 삶이 아니라 사회 혼란, 해체, 어쩌면 사회 붕괴를 낳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1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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