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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우연히>

[세 번째 감상] 배우, 아오이 유우에 집중을 두고…

영화<우연히>를 우연히 만나, 우연히 봤는데, 결코 우연히 봐서는 안 될 작품임을 알고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렇게 한 번을 더 우연이 아닌 집중과 함께 관람했고 세 번째 관람한 지금은 '우연히'라는 단어의 느낌과 같이 마음을 비운 채, 배우 아오이 유우에 초점을 두고 감상해봤다.


'아오이 유우에 초점을 둔다고? 대체 무슨 말이지?'라며 질문하는 독자들에게 마음을 적어내려 본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며, 아오이 유우가 자신의 직업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듯 보였다. 책상에 앉아 단독 인터뷰를 시작하는 아오이 유우. 그렇게 인터뷰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던 일부분이 영화로 편입된다. 영화<우연히>는 다시 봐도 소재는 동일하다. '마음'과 '우연'이다. 세상만사는 '우연히' 시작됐으며 그 우연이 필연처럼 느껴지는 것. 자아가 누군가를 만나 마음을 전달하는 것 또한 우연히 벌어지는 것. 하지만 그것의 시작과 끝, 전달자와 수신자가 존재한다는 것이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다.



아오이 유우라는 배우의 입장에서 이 영화를 봤을 땐, 그녀도 많은 고민에 시달리고 있음을 느꼈다. 직업에 대한 염증이라기 보다는, 과연 아오이 유우 그녀 자체가 배우로서 한 역할을 맡아 관객들에게 제대로 된 역할, 그러니까 제대로 된 역할의 내면을 '잘 전달하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지 않을까, 라는 고민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오이 유우가 맡았던 다양한 배역들과 역할수행을 하며 만났던 수많은 배우와 스텝, 그리고 자신이 인지하지도 못했던 순간에 스쳤던 수많은 이들. 그들 사이에서 진정으로 마음을 전하려는, 혹은 전달 받으려는 사람 간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졌을까. 라는 데에 대한 고민 말이다. 무릇 내가 앞서가고, 괜히 아무런 고민이 없는 그녀에게 고민을 심어주는 괜한 짓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왠지 이 영화를 세 번째 접하다 보니 영화 속 의미보다는 그녀에게 더 집중하게 되더라, 그것도 아주 자연스럽게….



영화에서 끊임없이 방황하다 어떠한 곳에 정착하려 하지만 모두가 '내 것이 아니다' 라고 멀리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맹목적으로 '나에게 달라!'며 탐하기도 한다. 이렇듯, 마음을 전한다는 건 억지로 될 일이 아닌게다. 결국 어떠한 '마음 맞는 사람'을 만나게 되고 그로부터 아오이 유우는 삶의 '우연히'에 대한 결론을 도출해낸다. 우연히 탄생한 우주와 지구, 그리고 사람들, 부모와의 관계, 친구 등등….



이렇게 우연한 삶 위에서 마음을 주고 마음을 전달받는 것 또한 우연이다. 억지로 짜맞추는 퍼즐이 아닌 우연히 스며드는 것이 바로 '마음'이다.


그렇게 우연히 만났던 영화<우연히>는 우연히 알게 된 아오이 유우라는 배우에 대해서도 다른 시각과 견해를 갖게 만든 우연스러운 작품이다. 다음번 관람 땐 또 어떠한 우연의 메시지를 전달받을지 나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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