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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폭력의 역사> 리뷰

폭력은 인간과 함께 탄생했다


영화 <폭력의 역사>는 잔혹한 일가족 살해로 시작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평범한 한 가정의 일상. 무서운 꿈을 꾼 딸 아이를 달래주는 톰 스톨은 이 집안의 가장이다. 그에게는 아내와 두 아이가 있고, 조그만 가게를 운영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톰 스톨의 가게에 강도들이 들이닥친다. 톰 스톨은 능수능란한 솜씨(?)로 강도들을 제압해, 강간 당할 뻔한 여직원 등 여러 직원과 손님들을 구한다.


이렇게 톰 스톨은 한 순간에 영웅이 된다. 하지만, 매스컴으로 유명세를 타게 되면서 그에게 이상한 사람들의 접근이 시작된다. 톰 스톨을 '조이'라 부르며 접근하는 외눈박이 일당. 하지만 톰 스톨은 자신은 조이가 아니며, 이 상황 자체에 대해 의아해한다.



물론, 톰 스톨의 '정체'는 밝혀진다. 그의 사연은 반전처럼 단번에 드러나지 않는다. 톰 스톨과 그의 아들의 행동을 보면 알 수 있다. 아들은 자신을 괴롭힌 친구에게 폭력을 가함으로써 자신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의도에 있어서는 소위 '정당 방위'라 불리는 행동으로 볼 수 있지만, 폭력의 정도만 놓고 봤을 땐 방위의 수준을 능가한다.



톰 스톨이 강도에게 가한 폭력 역시 마찬가지다. 과연 그의 행동은 정당 방위로 볼 수 있는 것일까. 또한, 그를 영웅으로 칭송하는 풍토 역시 적합한 것일까.


영화는 이렇게 폭력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든다. 과거의 살인마가 현재의 영웅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 동일하게 휘둘러도 판이한 결과를 불러일으키는 폭력. 어떻게 정의 내릴 수 있을 것인가.


한편, 이 영화는 '폭력이란 우리 모두의 본성'이라는 것도 일깨워준다. 자타를 향한 폭력의 욕구를  '행할 것인가, 억누를 것인가'의  딜레마에 빠져보지 않은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을까.


이렇듯 <폭력의 역사>는, 제목처럼 '폭력은 인간의 역사'임을 보여준다. 폭력은 인간과 함께 탄생했다. 다만, 윤리와 사회적 통념이라는 또 다른 조건들로 인해 그것은 조절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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