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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1화 리뷰

웹툰을 접한 후 드라마에 대한 기대도 컸던 <타인은 지옥이다>가 드디어 방영을 시작했다. 시작부터 어두운 분위기로 시선을 압도하는 드라마. 주인공 종우가 고시원에서 누군가로부터 공격당한다. 이는 드라마가 범죄, 스릴러 장르임을 명징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다.



장면이 밝아지면서 웹툰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종우의 상경 스토리가 시작된다. 취업을 위해 지방에서 상경한 종우는 최대한 저렴한 고시원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55만원, 45만원, 심지어 20만원대의 월세도 부담스러운 그는 19만 원의 '에덴 고시원'을 발견한다.



언덕을 올라 도착한 그곳은 입구에 발을 들이기 전부터 '음산한' 분위기를 풍긴다. 하지만 종우는 현실에 타협해야만 했다. 결국 입주를 결정한 그. 하지만 곧 나가리라고 다짐한다.



종우라는 캐릭터와 그가 처한 환경은 웹툰과 흡사하다. 하지만 1화를 토대로 달라진 점은 웹툰 속 종우의 여자친구 '지은'이 드라마에서는 서울에서 살아가고 있는 인물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웹툰에서 지은은 종우의 고향에서 살아가고 있다. 또한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로는 지구대 순경 '정화'다. 명랑하고 털털한 그녀의 활약이 기대된다. 더하여 주목해야 할 캐릭터는 '문조'. 치과의사인 그는 드라마에서는 핵심적인 캐릭터이지만 웹툰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다. 그 역시 범죄에 가담할 것 같은 인물로 예상된다. 친절한 듯 보이는 동시에 냉랭한 분위기가 감도는 캐릭터다.



드라마는 원작의 분위기를 잘 묘사했다. 생각보다 더 어두침침하고 낡게 그려진 고시원 풍경은 경악을 금치 못하게 만든다. 정말 저런 곳에 살면 '별 일 일어나지 않아도 병에 들 것만 같은' 기분이다. 게다가 에덴 고시원에는 하나같이 독특한 입주민들이 있다. 고시원명인 '에덴'은 반어적 표현이다.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종우가 고속버스에서 읽던 책은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이다. 이 드라마는 평범해보이던 종우가 벌레 같은 존재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릴 것이다. 물론, 종우는 순하디 순한 인물은 아니다. 그에 대한 힌트가 곳곳에 등장하는데, 특히 종우의 선배이자 고용인 재호가 "까칠한 건 여전하네, 인상 펴"라고 말하는 걸 보면 짐작할 수 있다. 그의 내면에는 악(惡)이 존재한다는 것을.



고시원을 찾기 전 자신이 살아가던 곳이 지옥인 줄로만 알았던 종우가 '진짜 지옥'에 들어서면서부터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다룬 <타인은 지옥이다>. 사실 이 문장은 장 폴 사르트르의 희곡 「닫힌 방」에서 따온 것이다.


'이런 게 지옥인 거군. 정말 이럴 줄은 몰랐는데... 당신들도 생각나지, 유황불, 장작불, 석쇠... 아! 정말 웃기는군, 석쇠도 필요 없어, 지옥은 바로 타인들이야"


지옥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들, 이 좁은 지옥에서 '진짜 악인'은 누구일까. 여기에 대한 의문을 품고 시청하는 것이 <타인은 지옥이다>의 시청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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