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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버티고> 리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텨내게 하는 힘

초고층 빌딩 사무실에서 계약직 디자이너로 근무 중인 서영의 삶은 매 순간 위태롭다. 그녀는 가족, 연인, 직장, 건강 등 모든 면에서 불안정하다.


오랜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는 계약직인데다, 직장 상사 진수와의 은밀한 연애 때문에 눈치 보기 일쑤다. 퇴근 후 집에서 휴식을 취할라치면 술에 취한 엄마의 전화가 그녀를 괴롭힌다. 게다가 어린 시절의 사건으로 인해 이명과 어지러움에 시달려 한 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그나마 서영에게 위안과 기쁨을 주는 유일한 시간은 진수와 함께하는 때다. 하지만 이 마저도 위태롭다. 들켜서는 안 되는 관계이기도 하고, 잘생긴 외모와 뛰어난 커리어 등으로 여직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진수의 행방도 묘연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영의 위태로운 삶의 정도는 강해진다. 그 누구도 그녀가 처한 상황에 놓인다면 쉽게 견뎌낼 수 없을 것이다.



영화 <버티고>의 제목은 중의적 의미를 지닌다. '버틴다'는 의미와 현기증을 뜻하는 영어 'vertigo' 모두를 내포한다. 그 어떤 것도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서영의 삶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과 행복을 찾지 못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대변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로프공 관우는 서영에게 위로와 격려를 전하는 등 그녀에게 버텨낼 힘을 건넨다. 관우 역시 아픈 과거사와 위태로운 직업을 지닌 인물이다.


우리네 삶 역시 서영, 관우와 다르지 않다. 우리에게는 타인은 알지 못하는 자신만의 고민과 아픔이 있다. 서영과 관우만큼 극단적인 상황이 아닐지라도 말이다. 이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타인의 공감과 위로다.



<버티고>는 공감과 위로가 힘든 순간을 버텨내는 데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려주는 영화다. 사람 때문에 상처받을 수 있지만 그와 반대의 경우도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통해 우리에게 '살아갈 힘'을 전한다. 현재의 삶이 고달프고 견디기 힘들더라도 우리에겐 살아갈 힘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자. 하루하루를 잘 버텨내고 있는 나와 당신 모두는 위대한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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