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영화 <나를 찾아줘> 후기,
세상을 향한 처절한 외침

<나를 찾아줘>는 서늘함과 뜨거움이 공존하는 영화다. 제목은 작품 안팎의 사람들의 세상을 향한 처절한 외침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간호사 정연(이영애)과 명국(박해준)은 6년 전 잃어버린 아들 윤수를 찾아 전국을 돌아다닌다. 아이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살아가는 부부의 삶은 결코 정상적이지 않다. 허기를 채우는 것도 사치일 정도이니까.


그럼에도 부부의 고군분투는 멈추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은 법. 아들을 봤다는 연락을 받고 목적지로 향하던 명국은 안타까운 사고로 목숨을 잃고 만다. 그렇게 정연의 삶에는 슬픔이 더해진다.


억장이 무너져내린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연의 아들 찾기 여정은 계속된다. 그러다 외딴 낚시터에 발을 디디게 된다. 그곳은 정상이 아니다. 괴물 같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공간, 잔혹한 학대를 받으며 살아가는 아이들을 보는 순간 관객들은 '이곳에 비밀이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때부터 우리는 정연이 된다.



정연이 겪는 상황은 절망의 연속이다. 자식과 남편을 잃은 것도 모자라, 온갖 위험의 순간에 맞닥뜨린다. 그럴수록 정연의 아들을 찾겠다는 의지력은 강해진다. 풀어헤쳤던 머리카락을 질끈 묶는 모습은 세상 그 어떤 상황에도 대적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다. 그렇게 정연은 미쳐간다.


<나를 찾아줘>는 모성애의 강렬함과 함께 사회의 어두운 면을 들춰 보여주는 영화다. 우리는 정연이 처한 상황이 스크린 속에서나 가능한 허구가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제목의 의미가 더 강렬하게 와닿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부모와 가정을 잃고 방황하는 아이들은 매 순간 외치고 있을 것이다. '제발, 나를 찾아달라'고. 영화 속에 등장하는 승현은 세상 모든 아이들이 반드시 부모의 품에 돌아가야만 한다고 말한다. 부모는 자식과의 재회가 너무 늦어지지 않기 위해 희망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실, 이와 같은 소재와 전개 방식을 보여줬던 영화는 많다. 하지만 <나를 찾아줘>가 특별한 점은 여느 작품들보다 스릴러 장르의 특성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실종된 아이들이 살아가는 환경은 무섭고 삭막하다는 것을, 모성을 건드리는 이들은 얼마나 큰 복수를 당하게 될지에 대해 확실하게 보여준다.


이처럼 <나를 찾아줘>는 다양한 매력을 갖춘 영화다. 극한의 애착과 이기심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입체적인 캐릭터들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낱낱이 보여준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하고 찢어질 듯이 아팠다. 우리는 사람 '때문에' 아프기도 하지만, 더불어 살아가는 '덕분에'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기도 한다. 그럴 거라면 밝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편이 좋다. 죄를 저지른 자는 그에 대한 벌을 받기 마련이라는 진리를 잊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조금 더 빛날 수 있을 것이다.


<나를 찾아줘>는 어딘가에서 처절하게 자신을 찾아달라고 외치고 있는 소외당한 사람들의 존재 가치를 생각하게 만들어준다는 면에서 의미 있는 영화다. 여기에서 말하는 사람들은 비단 실종 당한 이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점점 삭막해져가는 사회에서 우리가 애써 찾아야 할 것이 있다면 다름 아닌 '사랑'이다.

이전 18화 애니메이션 영화 <코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