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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차일드 인 타임>,
모든 삶은 이어져 있다

이언 매큐언의 소설을 영화화, 베네딕트 컴버배치 제작 및 주연작

<차일드 인 타임>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이언 매큐언의 동명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이색적인 점은 주연을 맡은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제작까지 맡았다는 것. 그는 이번 작품의 제작을 통해 이언 매큐언의 작품을 영화화하고 싶었던 오랜 열망을 실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언 매큐언은 영화 <어톤먼트>, <체실 비치에서>, <칠드런 액트>의 원작자로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다. 1976년 서머싯 몸상, 1998년 맨부커상, 1999년 셰익스피어상 등 세계 유수 문학상을 거머쥐었고 2000년에는 대영제국 커맨더 훈장을 받으며 영국의 살아있는 거장 작가로 거듭났다.


영화의 원작인 《더 차일드 인 타임》은 이언 매큐언의 초기(1987년)작으로, 아이를 잃은 아버지의 상실감과 치유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으로 같은 해 휘트브레드상을 수상해 탄탄한 스토리와 대중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영화 개봉일에 맞춰 첫 정식 출간을 앞두고 있다.


이 멋진 소설을 영화로 옮겨낸 <차일드 인 타임>은 어떻게 완성됐을까. 고백하자면, 친절한 영화는 아니다. 이것은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들이 지니는 공통적인 한계점이다. 상세하게 설명된 글과 달리 영화는 러닝타임의 한계에 부딪치는 경우가 많다. 이 영화 역시 다르지 않다. 그래서 영화를 본 후, 다양한 메타포들과 축약된 요소들에 대한 이해를 위해 원작을 읽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영화 <차일드 인 타임>에는 딸 '케이트'를 잃고 괴로워하는 동화 작가 '스티븐(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동선과 내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케이트의 부재로 인해 스티븐과 아내 '줄리(켈리 맥도날드)'의 사이까지 멀어진다. 매일을 상실감과 딸과의 재회에 대한 희망 속에서 살아가는 스티븐. 영화는 그의 심리와 주변인들의 에피소드를 좇는다.


이렇듯 영화는 스티븐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줄리와 그 주변인들의 감정과 상황 등을 깊이 보여주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영화의 셀링 포인트를 '부성애'로 결정지은 게 아닐까. 원작에는 등장인물들의 상황과 감정 등이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다고 한다. 영화를 보면서 연거푸 호기심을 자극했던 인물은 스티븐의 친구 '찰스'다. 그의 묘연한 행동이 원작에 관심을 갖게 만든 첫 번째 이유다. 더하여, 줄리의 감정과 스티븐이 쓰고 있는 소설의 소재 '물고기가 되고 싶은 아이'의 의미도 궁금하다. 또한, 이 작품을 아우르는 '시간의 영속성'에 대한 원작자의 세계관도 확인해보고 싶다.



<차일드 인 타임>은 아이를 잃은 부모의 이야기만을 다루는 영화는 아니다. 그보다 더 다양한 요소와 거시적인 주제 의식을 갖춘 작품이다. 나는 이 영화를 통해 '모든 삶은 이어져 있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이 관점은 평소에도 갖고 있던 것이었지만, 영화 감상으로 하여금 확신할 수 있게 됐다. 무언가를 잃거나 잊으면 얻기 마련이다. 죽음과 삶, 상실과 획득 등 반대되는 것들 역시 결국은 하나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많은 것들을 말하고 있지만, 내게 가장 크게 와 닿았던 메시지는 위의 것이다.


나는 이 영화를 특별한 장소에서 감상했다. 서교동에 위치한 카페 '시네마포'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사람들과 함께 했다. 카페 한 켠에 마련된 상영 공간에서 작은 스크린을 통해 영화를 감상한 후 허남웅 평론가의 진행으로 감상자들과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아지트 같은 공간에서 우리들만의 이야기를 나눈 것 같은 기분이라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듯하다.


씨네마포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방문해볼 만한 곳이다


이 시간은 <차일드 인 타임>이 다양한 이야기(관점)를 끌어내는 좋은 영화임을 입증시켰다. 어른의 성장기, 순수(꿈)를 좇는 것의 가치, 삶과 죽음의 의미 등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덕분에 많은 영감을 받았다.


<차일드 인 타임>은 1월 9일 개봉된다. 의미 있는 영화 한 편 감상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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