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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영화 <코코>

오랫동안 기다려온 애니메이션 영화 <코코>. 디즈니·픽사의 야심찬 작품인만큼, 관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필자 역시 만족하며 감상했던 작품. 이 영화에 대한 리뷰를 크게 세 가지 주제로 나누어 적어보려 한다.




1. 기회를 잡아라



작품의 전반에서 자주 등장하던 대사 'Seize the moment'는 '기회를 잡아라'라는 뜻이다. 주인공 미구엘과 그의 고조 할아버지가 끊임없이 외치던 이 경구는, 영화 전반을 관통하는 주제라고 봐도 좋다.


주인공 미구엘은 집안의 반대 때문에 뮤지션이 되고자 하는 꿈을 실현할 수 없는 현실에 놓여있다. 미구엘의 집안에는 엄격한 '음악 금지령'이 내려져있는데, 그 이유는 외고조부 때문이다. 뮤지션이 되겠다며 가족을 등지고 떠나버린 미구엘의 외고조부는 미구엘 가족사에서 씻을 수 없는 배신의 아이콘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구엘은 자신의 꿈을 좇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가족들의 눈을 피해 음악경연대회에 나가기로 결심한 것이다. 하지만 미구엘에게는 기타가 없다. 기타가 절실하게 필요했던 미구엘은 전설의 뮤지션 '에르네스토 델라 크루즈'의 기타를 훔치려 한다. 그러다 뜻밖의 세계로 입문하게 된다. 기회를 잡으려는 자에게는 이렇게 예기치 못한 모험(위험)의 시간들이 따르게 된다는 것을 명징하게 보여준다. 더하여, 자신이 원하고자 하는 것을 선택하면 포기해야 하는 것도 따르게 된다는 점을 일러준다.




2. 기억하라



미구엘이 입문한 곳은 '죽은 자들의 세계'이다. 이곳에서 미구엘은 무명 뮤지션 '헥터'를 만나게 된다. 그는 이승에서 그 누구도 자신을 기리지 않아 '마리골드 꽃잎으로 덮인 다리를 건너지 못하는데다, 곧 사자의 세계에서도 잊혀질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런 그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미구엘을 통해 이승 어딘가에 자신의 사진을 걸어두길 바라는 헥터와 자신의 롤모델인 델라 크루즈를 만나길 원하는 미구엘은 자신들의 목적 달성을 위해 의기투합하게 된다.


함께하는 과정에서, 둘은 서로의 관계를 알아가게 된다. 미구엘은 헥터가 자신의 외고조부라는 것과 많은 이들과 자신이 동경하던 뮤지션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를 통해, 가족애가 그려지게 되는데, 헥터의 딸이자 미구엘의 외증조모인 코코가 점점 헥터에 대한 기억을 잃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미구엘의 고군분투를 통해 극명하게 드러난다. 특히, 이 고군분투의 결말이 선사하는 아름다움은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아름답게 그려진다. 헥터가 코코에게 불러줬던 '리멤버 미(Remember me)'라는 곡을 미구엘이 코코에게 불러주는 장면은 감상자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어주기에 충분하다. 더하여, '기억(추억)'이라는 것을 통해 누군가를 기리고 동경한다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코코>에서의 '리멤버'는 '러브'와 같은 개념으로 보인다. 덕분에, 슬프고 아픈 요소들이 따듯하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죽음이라는 소재를 아름답게 승화한 것은, 여느 애니메이션 영화에서는 쉽사리 접할 수 없는 주제이다.




3. 권선징악, 그리고 사랑



여느 애니메이션 영화들에서 만나볼 수 있는 핵심 주제인 권선징악은 <코코>에서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영화 전반을 관통하는 권선징악의 메시지는 미구엘의 꿈을 이루려는 목적 의식과 가족애, 정의의 실현 등을 향한 모험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 타인을 해치는 죄악에 대한 대가를 혹독히 치르게 된 자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지녀야 할 마음가짐과 행위에 대해 일러준다. 더하여, 권선징악보다 더 중요한 '사랑'에 대한 주제도 등장한다. 가족을 등지고 떠난 한 가정의 아버지의 죄도 사랑으로 용사하는 코코의 모습은 이 영화가 가족들과 함께 감상하기에 좋은 작품임을 확실히 보여주는 요소다.


이렇듯 영화 <코코>는 많은 메시지를 안고 있는 작품이다. 감상자들은 마음껏 노래하게 된 미구엘을 통한 기쁨,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미구엘 가정의 사랑은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해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멕시코의 축제인 '죽은 자들의 날(ay of the Dead)'을 통해 죽음을 더 이상 부정적으로 느끼지 않게 만든 점 또한 <코코>가 선사한 인상깊은 요소로 볼 수 있다. 음악을 주 소재로 다룬만큼, 아름다운 OST에 대한 언급도 빠뜨릴 수 없다. 귀를 간지럽히는 따듯한 기타 선율과 부드러운 음색이 인상적인 노래는 한동안 많은 감상자들의 입에 오르내릴 것 같다. <코코>가 선사한 축제의 황홀경을 느껴보고 싶다면, 영화관에서의 감상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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