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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일드
<세일즈맨 칸타로의 달콤한 비밀>

일본 디저트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추천

좋아하는 소재를 다뤘고 재미있기까지 해서 하루만에 정주행 끝낸 드라마 <세일즈맨 칸타로의 달콤한 비밀>. 일본의 디저트를 좋아하거나 음식을 소재로 다룬 일본드라마 마니아라면 재미있게 즐길 만한 작품이다.



주인공 칸타로는 프로그래머로 생활하다 얼마 전 출판사 영업사원으로 직업을 변경했다. 이유는 일을 핑계로 '밖을 다닐 수' 있고, 내근직에 비해 '시간 활용이 자유'로운 외근직 종사자가 되고 싶었기 때문. 이 이유는 오로지 '평일에도 디저트를 즐기겠다'는 신념에서 비롯된다.


칸타로는 '디저트 성애자'다. 빙수를 더 맛있게 먹기 위해 37도가 웃도는 한여름에 히트텍을 입는 변태스러운 행동까지 일삼는, 하루 종일 디저트를 먹을 생각 밖에 하지 않는 사람이다. 뿐만 아니다. 디저트를 맛본 후의 반응도 가관이다. 디저트를 '온 몸으로' 느끼는 그는 눈을 뒤집는 표정은 기본이고 넋을 놓기까지 한다. 병맛과 황홀경을 넘나드는 표정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지만 회사 내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일 잘 하는, 냉철한 세일즈맨으로 이미지 메이킹 중이기 때문이다. 이것의 궁극적인 목적도 디저트를 즐기기 위함이다. 할 건 해야, 즉 일을 잘 해야 디저트를 즐길 명분이 생긴다. 실적이 나쁘면 '농땡이가 들통'날 확률이 높아지지 않겠는가. 게다가 그는 '달콤 블로그'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디저트를 즐긴 후 궁극의 표현을 빠른 시일 내에 작성해 업로드해야 하기 때문에 포스팅 역시 농땡이의 일부다. 물론, 동료 여직원으로부터 의심을 받기도 하지만 애써 들키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재미있다(회사에서 농땡이 좀 쳐 본 사람이라면 극공감할 것).



그렇다면 칸타로는 왜 디저트에 미쳐버린 것일까. 이유는 치과의사인 엄마가 단 것을 못 먹게 했기 때문이다. 일종의 반항심, 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호기심이 칸타로를 상변태 디저트 마조히스트(칸타로가 본인을 직접 이렇게 소개함)로 만든 것이다.


드라마는 총 12부작이고 한 회 당 30분 이내라 지루함 없이 시청할 수 있다. 만화 「사보리만 칸타로」를 원작으로 했으며, 전개 방식은 실재하는 도쿄의 디저트 가게를 찾아 그곳의 특징과 인기 디저트를 소개하는 식이다. 여기에 삶에 대한 명언과 직관적인 맛 표현을 위한 극적인 연출씬들이 더해져 교훈과 재미를 더했다.


디저트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칸타로. 하지만 디저트의 달콤함을 배가시키는 것은 '노동'이다. 드라마가 인용한 명언들로는 칸타로가 디저트를 더 잘 즐기게 만드는 일상을 대변한다. 톨스토이의 '사람이 행복해지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조건은 근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노력하지 않는 자는 행운을 만나지 못하리', 사르트르의 '근로는 나날을 윤택하게 하고 술은 일요일을 행복하게 한다' 등이다. 열심히 일하고 즐기는 디저트는 그렇지 않은 상황보다 더 달콤하게 느껴질 것!



결국 칸타로의 신념은 '일만 제대로 한다면 어떻게 농땡이를 부리든 자유'라는 것. 칸타로가 실적 1위를 달성한 사원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충분한 달콤함을 즐겼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달콤함을 느끼는 대상은 다를 것이다. 다양한 욕망들이 있지만 그 중 식욕도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당신이 달콤함을 느끼는 대상은 무엇인가. 여행과 미식을 좋아한다면 <세일즈맨 칸타로의 달콤한 비밀>이 소개하는 도쿄 디저트 맛집 투어를 통해 달콤한 추억을 남기는 것도 좋을 성싶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지친 일상에 달콤한 디저트 한 입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지금의 고난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소개된 디저트 가게들은 다음과 같다.


1. 안미츠 맛집 '아마미도쿄로 하쓰네'

닌교초역. 180년 동안 달콤함에 매진해 온 전통 있는 가게 중에서도 단연 제일인 곳.


2. 빙수 맛집 '고오리야 피스'

기치조지역. 2015년 7월에 오픈한 이 가게는 도쿄에서도 드분 밍수 전문점으로, 다른 디저트나 음식 없이 오로지 빙수만 판매한다.

또 1년 내내 빙수를 즐길 수 있고, 하나부터 열까지 수제로 만들어진다.

칸타로가 빙수를 즐기진 못했지만 처음 찾아간 빙수계의 전설이라 불리는 맛집 '니시오기쿠보 아마잇코'도 소개된다.

딸기를 가열하지 않고 직접 만든 시럽을 활용한 '딸기우유 팥 경단 빙수'가 인기인 듯.


3. 마메칸 맛집 3곳

1)몬젠나카초 이리에

이름대로 쪽배가 쉬어가는 포구처럼 편안한 느낌의 가게. 가장 절제된 달콤함을 자랑하는 곳. 마메칸에서 중요한 것은 재료의 질이라고 한다. 이곳은 이즈 코즈섬의 우뭇가사리와 오시마산 우뭇가사리를 이용한다고.

2)아사쿠사 우메무라

전국에서 팬이 모여드는 마메칸 마니아의 성지.

3)아카사카 사가미야

미쓰마메에서 규히를 빼고 콩을 많이 달라는 단골손님의 주문을 받다가 1895년에 개업한 곳.


4. 파르페 맛집 '과실원 리브레'

칸타로가 '나의 과수원'이라 칭하는 이곳. 과일에 인생을 바친지 50년. 주인 나가미네 다카시의 마음이 가게 구석구석에 담겨 있다고. 주인이 직접 시장에서 사 오는 신선한 과일, 그 신선도와 맛을 잃지 않고 최고의 상태로 내놓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다.

칸타로가 먹은 메뉴는 과일이 8할 크림이 2할을 차지하는 복숭아 파르페.


5. 핫케이크 맛집 '천국'

아사쿠사에 위치해 있으며, 트렌디한 팬케이크가 아닌 추억 속의 핫케이크를 즐길 수 있는 가게. 어머니가 만들어준 핫케이크의 맛을 재현하는 사장의 마음이 반영된, 메뉴에 정성이 가득 밴 곳이다. 핫케이크 반죽을 먼저 만들어 놓지 않고 주문 받은 즉시 반죽한다.

12년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며 찾은 특별한 맛이 있는 곳.


6. 화과자/바바루아 맛집 '기노젠'

가구라자카의 전통 있는 맛집. 칸타로가 먹은 메뉴는 화디저트 '맛차 바바루아'

말차는 열에 약해서 예쁜 초록색을 내려면 섬세한 온도 조절이 필요하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젤라틴이라고. 이를 이용해 만든 디저트들이 일품인 곳이다.


7. 사바랭(바바) 맛집 '카페 러셰르슈'

요코하마에 위치한 곳으로 여사장이 홀로 운영한다. 프랑스의 미식가 브리야사바랭의 이름을 붙인 디저트로 '바바'라고도 불린다.

모국인 프랑스에서는 술을 즐기기 위해 먹었다고 한다. 브리오슈 생지에 시럽을 잔뜩 스미게 한 뒤 강한 럼주를 더한 어른을 위한 디저트다. 가게에 따라 형태가 다양하지만 이 가게는 클래식한 은색 식기에 넣어 시원해보이는 것이 특징.


8. 오하기 전문점 '다케노와 오하기'

옆에 있는 와인 가게 에이프런스 푸드 마켓의 사장이 할머니가 평소에 만들던 추억의 오하기를 이 세상에 남기려고 연 가게다.

예쁘고 현대적인 메뉴들을 자랑하는 곳.


9. 에클레어 맛집 양과자점 '뤼 드 파시'

에클레어는 프랑스어로 '번개'를 뜻한다. 안의 크림이 튀어나오기 전에 번개처럼 빨리 먹어야 한다. 칸타로는 초콜릿과 캐러맬 베이스로 만든 에클레어를 즐김.


10. 푸딩 맛집 '에세 두에'

1998년에 개점한 이탈리아 음식점. 칸타로의 주문 메뉴는 '농후 크림 푸딩'.


11. 초콜릿 전문점 '미니멀'

시부야 도큐 본점의 골목을 걷다가 더 깊숙이 발을 옮기면 나타나는 도미가야 쪽에 자리잡은 곳. 다이어트 때문에 혹독하게 식단을 조절 중인 동료와 함께 찾은 곳이다.

2014년에 문을 열었고, 초콜릿에 대한 개념을 훌륭하게 뒤덮었다고 평가되는 곳. 카카오 자체의 풍미를 자랑. '뺄셈의 발상'으로 만들어낸 디저트들이 있는 곳이다. 더 좋은 카카오를 찾아 전 세계의 카카오 농장을 직접 방문하는 수고를 들이는 초콜릿 전문점이다.

'카카오 펄프 주스'라고 하는 카카오 열매를 짠 주스는 나도 먹어보고 싶은 메뉴.


12. 밤을 사용하는 디저트 가게 '와구리야'

역사와 정취가 넘치는 야나카, 녜즈, 셴다기. 이 주변은 알 사람은 다 아는 디저트 구역에 위치. 이 구역에는 콩떡 맛집 '쓰루세', 이케나미 쇼타로가 사랑한 '오교지', 나쓰메 소세키도 단골이었다는 '하부타에당고' 등이 있다.

와구리야에서 칸타로는 '와구리야'에서 가을을 온전히 느낀다. 구운 것만으로도 달콤함 그 자체인 햇밤을 맛본 후 반한 그는 가게 안에서 몽블랑을 먹고 황홀경에 빠진다.

2011년 8월 야나키에서 영업을 시작한 밤을 중심으로 하는 디저트 전문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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