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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민 에세이 <술 먹고 전화해도 되는데>

배우 전소민의 솔직한 심경을 담은 에세이 <술 먹고 전화해도 되는데>가 1월 17일 출간됐다. 그녀의 10년 간의 감정을 엮은 책이다.



저자는 글을 감정을 표현하는 유일한 수단이라 믿었고, 그간의 감정을 성실하게 기록해왔다고 한다.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듯 <술 먹고 전화해도 되는데>를 아우르는 소재는 사랑이다. 배우, 예능 출연자로서 사랑만 받으며 살아왔을 것만 같은 이미지의 그녀도 불타오르는 사랑만큼 차갑고 쓰디쓴 이별을 경험했다. 전소민의 은밀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으로 확인해보시길.



"글은 저에게 유일한 표현이었어요. 하얀 여백은 늘 묵묵히 제 맘을 들어주고 담아주었습니다. 언제부터가 시작인지 정확히 기억할 수는 없지만, 늘 고요한 자정이 넘은 시간에 노트나 컴퓨터 앞에 앉아 백지에 제 마음을 뱉어내고는 했습니다."- '추억을 꺼내며' 중


<술 먹고 전화해도 되는데>는 총 세 개의 챕터 ▲내가 누군가의 세상이던 순간 ▲그때의 나는 참 예뻤는데 ▲보드랍고 말랑말랑하게로 구성돼 있다. 특히 저자만의 인생 철학을 담은 '보드랍고 말랑말랑하게'에서는 이성과의 사랑 외, 삶 자체를 성실하게 걸어온 '전소민 그 자체'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짧고 간결한 글이지만 전소민의 팬이라면 특별하게 가닿을 <술 먹고 전화해도 되는데>. 특히 공감한 문장 몇 가지를 옮겨본다.




나는 계절이든 뭐든 아름다운 것들은 변하고 지나가는 것이 두렵다. 너 냉장고에 들어가라. 냉동실에 들어가라. 그대로 얼려 놓고 보고 싶을 때 꺼내어 녹여 쓰게. - 급냉


세상에 대한 불신과 오만 잡념과 쓸데없는 고집과 집착만 늘어간다면 과감하게 사랑에 몸을 던질 것을 권듀한다. 살아 숨 쉼에 감사하기 위해 가끔은 사랑이라는 충격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리하면 메마른 꽃이 예쁘게 피어날지니. - 이럴 때는 사랑하길


그거 알까. 내가 얼마나 뜨겁게 너를 보는지. 커피 한 잔을 마셔도 뜨거운 커피를 얼마나 천천히 마시는지. 저거 다 마시면 너 갈 거잖아. - 뜨거운 커피를 마시는 이유


너무 살이 쪄도 얄밉고 너무 야위어도 걱정이고. 이래도 저래도 문제. 내가 무슨 자격으로. - 전 남자친구 SNS


내가 열심히 일해야 네가 아플 텐데, 내가 끊임없이 보이고 내 이름이 여기저기 들려야 너를 조금은 흔들 텐데, 흔들지 못한다 해도 그래야 내가 네 맘을 조금은 움직일 수라도 있을 텐데. 일해야지. 나 잘 살고 있다고. - 내가 TV에 나오는 이유


나의 적은 그 어디에도 없다. 바로 내 안에 있다. 내가 즐거운 것을 하자. 내가 행복한 것을 하자. 옛날 신나라 했던 그 사소한 놀이들처럼. - 열정


이것이 얼마나 무섭냐면 두 선이 교차하는 그 점 하나가 그 순간 나를 천하무적으로 만든다. 아무도 갖지 못한 특별한 걸 가진 기분. 변하지 않을 것만 같은 마음을 나만 갖게 되는 기분만으로 같은 맘 두 개는 엄청난 위력이 있다. -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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