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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젯> 리뷰,
귀신의 집 체험기? 아쉬움만 가득

배우들에 대한 의리로 보게 된 영화 <클로젯>. 하지만 배신당한 기분이다. 스토리, 캐릭터는 익히 봐왔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그나마 믿었던 배우들의 연기마저 힘을 잃었다.



욕심이 과했다. 오컬트, 판타지, 가족드라마. 이 모든 것들을 한데 묶으려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잡지 못한 격이 됐으니까. 공포도, 여운도 없다. 그렇다고 스토리가 탄탄한 것도 아니다. 의문의 연쇄 실종 사건과 퇴마, 그리고 용서. 이 소재들 사이의 개연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다.


<클로젯>은 죄 많은 어른들이 죄 없는 아이들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영화다. 이 이야기를 위해 허무맹랑한 소재와 여러 장르를 끌어모은 것은 과욕이다. 특히 판타지에 힘을 실은 점, 연민을 느껴야 할 대상을 공포의 캐릭터로 만든 점은 메시지에 대한 집중도를 떨어뜨린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며, 아동학대에 대한 메시지적 측면보다 '귀신의 집 체험기'와 같다는 느낌이 더 와닿았다. 극중 '상원' 역을 맡은 하정우는 딸 '이나'를 찾기 위해 이계(異系)를 체험한다. 상원의 이계 체험은 마치 놀이동산의 귀신의 집을 방문한 어른의 모습이었다. 이와 같이 '비주얼에 집중'한 탓에 주제 전달에 실패하고 말았다.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하정우의 연기다. 믿고 보는 배우로 불리는 그가 <클로젯>에서는 제 캐릭터를 찾지 못한 듯하다. 좀처럼 자식을 잃은 슬픔, 부성애가 느껴지지 않았다.


여러모로 부족한 영화이지만 급주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클로젯>. 언제까지 가도가 이어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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