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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워터스>,
이 영화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다크 워터스>는 인류의 99%를 독성 물질 중독에 빠뜨린 미국 최고의 화학 기업 듀폰사의 독성 폐기물질 PFOA(퍼플 루오로옥타노익 에시드) 유출을 폭로한 변호사 롭 빌럿의 분투기를 다루는 영화다.


태프트 로펌에서 기업 법무 변호사로 일하는 롭은, 어느 날 그의 회사로 찾아온 농부 윌버 테넌트로부터 듀폰사가 그의 마을에 대량의 화학물질을 살포한다는 사실을 듣는다. 처음에는 농부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던 롭이지만 비정상적으로 망가진 190마리 소의 죽음을 본 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다. 보다 못한 롭은 자신의 커리어를 포함한 모든 것을 걸고 듀폰사와 길고 긴 싸움을 시작한다.



섬뜩한 상황의 원인인 PFOA는 이미 우리의 생활 깊숙이 침투해있는 물질이다. 이미 우리는 프라이팬, 아기 매트, 콘택트렌즈, 종이컵 등을 사용하면서 PFOA에 노출되어 있다.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던 생활용품들이 기형아 출산과 암 발병의 유발물질이라는 것은 충격적인 사실이다.


롭이 그랬던 것처럼 <다크 워터스>의 관람객들은 생활 속 공포로부터 적잖은 충격을 받을 것이다. 영화 속 이야기는 스크린 속에서나 존재하는 드라마틱한 사건이 아닌, 지금 당장 나 혹은 주변인들이 겪을 수 있는 공동의 문제다.


<다크 워터스>는 관객들에게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자극한다. 2020년 현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무방비한 위험 요소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고발하고,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더해, 거대 자본 권력의 압박과 위협은 물론, 진실을 이야기했다는 이유만으로 주변인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는 롭의 모습을 통해 부패 권력을 지적한다.



이 영화는 실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1998년부터 2017년까지 무려 20여년에 걸친 법정 싸움을 압축한 영화로, 아직까지 이 사건은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롭에게는 정의를 위해 싸우는 영웅의 면모와 동시에 거대 권력 앞에 무력한 개인의 모습이 공존한다. 관객은 그에게 공감과 연민, 그리고 실낱같은 희망을 느낄 것이다.


스스로 어둡고 싶은 물 속(다크 워터스)으로 들어간 개인의 묵직한 투쟁이 희망으로 변할 수 있을까. 부디,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극장에서 나왔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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