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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스틸니스>, 잠재력을 깨우는 단 하나의 열쇠

고요함은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힘이다

고요, 정적을 뜻하는 스틸니스(stillness)는 스토아 철학, 불교, 유교, 기독교 등 고대의 모든 철학과 종교에서 가장 강력한 힘이라고 이야기되는 것이다. 이 단어를 담백하게 옮긴 책 《스틸니스》는 스틸니스의 개념과 우리 안에 숨겨진 스틸니스를 찾는 방법, 찾아낸다면 무엇이 가능할지에 대해 설명한다.



2012년, 마크 네포(Maek Nepo)의 《고요함이 들려주는 것들》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던 나는 《스틸니스》를 접하면서 동일한 감정에 휩싸였다. 두 책 모두 흐름출판사에서 펴냈는데, 고요함의 힘을 강조하는 점이 비슷하다.


《스틸니스》의 저자 라이언 홀리데이(Ryan Holiday)는 《나를 믿어, 나는 거짓말쟁이다》 《그로스해킹》 《에고라는 적》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집필한 작가이자 미디어 전략가다. 나는 《에고라는 적》을 인상깊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책은, 스틸니스를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모든 것을 천천히 흐르게 하고 명확한 사고와 영혼의 중심을 잡기 위한 힘이라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노력을 이끄는 힘이며 뛰어난 업적과 리더십, 창의성의 비결인 동시에 우리 안의 잠재력을 깨우는 열쇠라고 덧붙인다. 한 마디로 스틸니스는 고요와 정적의 상태를 표현하는 것을 넘어, 더 나은 삶을 위한 근간인 것이다.


스틸니스가 발전의 근간이라는 것은, 다수의 성공한 사람들이 명상을 즐긴다는 점에서 미루어 볼 수 있다. 스틸니스와 명상의 뜻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혹자는 고요를 나태함이나 게으름 같은 가치와 혼동하며 비꼬기도 하지만, 극기와 집중, 성공의 밑거름이라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


스틸니스는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도 흥분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고 행동하는 것, 안팎으로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뜻한다. 쉽게 접근할 수 없을 것 같지만, 저자는 '누구라도 갈 수 있는 길'이라며 독자에게 격려와 방법을 전한다.


책은 케네디, 나폴레옹, 소크라테스, 석가모니와 예수 등 위대한 인물들이 고요를 발휘한 사례를 통해 스틸니스에 이르는 방법을 설명한다. 이들 삶에서 드러나는 주된 공통점은 '현재의 자신에 온전히 집중'하고 '외부의 수많은 정보로부터 멀어지고 환경을 의문을 가지는' 것이다.


'초등학교 교사이자 작가인 로라 잉걸스 와일더의 말처럼 지금은 지금 뿐이다. 결코 다른 것이 될 수 없다. 지금 이 순간을 붙잡아라!' (p. 51)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명상록》에서 이렇게 말했다. "매 순간 자신에게 물어라. '이 일이 정말로 필요한가?"'


'승려이자 평화운동가인 틱낫한의 글을 보자. 우리 삶에 대단한 변화를 만들려고 하기 이전에 우리는 반드시 먹는 습관과 소비하는 습관을 돌아봐야 한다. 우리에게 독을 끼치고 우리를 취하게 하는 것들의 소비를 멈추는 방식으로 살아야 한다. 그때 우리는 내면에 있는 최선의 것을 끄집어낼 힘을 얻게 되고 더 이상 화나 좌절감의 희생양이 되지 않는다.' (p. 59)


이 외에도 '비우고 내려놓는 것' '쓰는 습관' '귀는 열되 침묵할 것' '끊임없이 질문하고 공부하고 반성할(지적 겸손함을 갖출) 것' '자신감을 가질 것'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갖출 것' 등이 스틸니스를 위한 힘으로 강조된다. 반대로 스틸니스를 가로막는 것은 '불안과 과대망상에 먹이를 주는 것' '질투와 시기를 비롯한 해로운 욕구에 이끌리는 것' 등이다.



결국 《스틸니스》가 제시하는 고요에 이르는 지름길은 '좋은 영혼'을 갖추는 것이다. 덕을 갖추고 세상에 '감사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행동을 실천으로 옮기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 살아있다(존재한다)는 것과 갑자기 찾아온 행운, 나를 도와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만으로도 스틸니스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많은 책에서 강조되는 핵심 가치가 《스틸니스》에도 등장한다. 책의 마지막을 장식(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하기 마련이다)한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반드시 기억하라)'가 바로 그것이다.


사실 《스틸니스》가 제시하는 가치는 익숙한 것들이다. 하지만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일, 욕망을 쫓느라 실천하며 살아가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이 책을 통해, 잊고 살았던 좋은 영혼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더 건강하고 생산적인 삶을 실천하기를 권한다.



[책 속에서]


가치 있는 아이디어는 오로지 걷는 중에만 떠오른다. - 프리드리히 니체


좋은 산책을 하는 비결은 인지하는 것이다. 현재에 집중하면서 움직임에 마음을 여는 것이다. 휴대폰을 꺼라. 삶을 짓누르는 문제들을 잊어라. 아니 더 정확히는 걸음걸음마다 그 문제들이 그 걸음에 녹아들게 하라. 발을 내려다보라. 발이 무엇을 하고 있는가? 두 발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움직이는지 보라. 당신이 의식적으로 발을 움직이고 있는가? 아니면 제 스스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은가? 발밑에서 부스러지는 낙엽소리를 들어보라. 땅이 당신을 받치고 밀치는 느낌을 느껴보라. (p. 241)


말이 죽는 건 일 때문이다. 누구도 이를 잊어서는 안 된다. - 알렉산드로 솔제니친


기력을 다한 사람들은 올바른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완전히 지쳐버린 상황에서 그 어떤 내면 생활을 온전히 할 수 있으며 그 어떤 사고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결국 악순환이다. 휴식을 취해야 할 때, 반사적으로 알겠다고 대답하기보다 의식적으로 아니라고 대답해야 할 때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오히려 더 많이 일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그러다 보면 숨 쉴 틈조차 없어지고 인내심도 바닥나기 때문에 결국 주변의 좋은 사람들을 밀어내게 되고 끝내 그 관계를 아예 잃어버리게 된다. (p. 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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