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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행]
문래창작촌, 뉴트로 예술촌 산책

3월의 마지막 일요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한 긴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간을 끝내고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친구의 "문래창작촌에 가보자"라는 제안에 흔쾌히 "오케이!"를 외친 나. 가볼만한 장소라는 이야기를 종종 들어와서 호기심은 있었지만 좀처럼 발걸음이 닿지 않았던 곳인데, 친구 덕에 좋은 추억 하나가 더해졌다.


문래창작촌은 철공소의 요람인 문래동 일대의 탈바꿈이 시도된 곳이다. 기존의 철공소 단지에 예술인들의 작업실이 들어서 예스러움과 예술이 공존하는 장소다.


문래의 지역명은 '물레'를 일컫는다. 지금 보이는 철송소들이 터를 잡은 때는 1960년대인데, 그 이전의 30년. 그러니까 1930년대에는 방직공장들이 들어서 '문래'라고 명명되었다.


내가 찾은 이날의 문래창작촌은 (시국 탓인지)한적했다. 처음 찾은 것이라 본래의 분위기를 몰라 친구에게 물었더니 '원래 붐비는 곳은 아니다'라는 답을 들었다. 이곳 거리의 형태는 익선동 한옥 거리를 예상하면 된다. 좁다란 골목이 이어진 형태이다. 물론,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창작촌'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곳곳에 벽화나 그래피티가 새겨져 있다. 실제로 이날, 젊은 예술인들이 작품 활동을 하는 모습도 만나볼 수 있었다.


주말이어서인지 일터인 철공소들 대부분은 문을 닫은 상태였고, 공방이나 가게들만이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문래창작촌 가게들의 '조용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시끌벅적한 분위기는 좀처럼 느끼기 힘든데, 심지어 어떤 곳들은 '오픈한 게 맞나' 싶을 정도로 과묵했다. 이에 대해 친구는 '여기는 이게 매력'이라면서 "막상 안을 들여다보고 문을 열어보면 다 영업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친구가 이렇게 찾게 된 카페를 들렀는데, 이곳 소개는 다음 포스트에서 확인하시길.



꽤 넓은 부지를 차지하는 문래창작촌은 발이 닿는 곳마다 저마다의 개성을 갖추고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릴적 보고 느꼈던 옛 도시의 모습과 거칠고 남 눈치 따윈 안 보고 무심하게 제자리를 지키는 철공소들, 새로이 탄생된 예술가들의 공간과 가게들이 어우러진 이곳. 특색있는, 서울 내 소소한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찾는다면 한 번쯤 들러봐도 좋을 장소다.


영등포 일대를 거닐다 발견한 한 요양소 옥상의 벚꽃.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은 어떻든간에 자연은 제 모습을 발휘한다. 뚝심있게 자신의 역할을 다 하는 자연처럼, 우리들의 생활도 하루 빨리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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