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변할 수 있을까?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는, 마스다 미리의 '수짱 시리즈' 중 첫 번째 작품이다. 제목에서처럼, 자신의 현재 모습에 대해 사색하는 수짱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책이다. '사람은 변할 수 있을까? 변하는 것이 가능할까? 계속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살아온 기분이 든다(p. 3에서).'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되는 이 책. 과연, 수짱의 고민은 무엇일까.
수짱이 이같은 고민을 한다는 것은 현재의 삶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금 이대로의 모습도 싫지만 어떤 모습이 되고 싶은지는 잘 모르겠다(p. 7에서).' 이것이 문제다. 어떤 모습이 원하는 삶의 모습인지, 그리고 원하는 모습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행복을 안겨다줄 수 있을지에 대해선 그 누구도 모르는 것이다. 기본적인 변화를 위해 표면적인 것(가령, 시골로 이사해서 현미밥을 먹는다든지)들을 바꾼다고 해서 삶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수짱은 결심한다. '일기'를 써보기로!
'변하고 싶다. 나는 지금의 내가 변했으면 한다. 어떤 식으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지금보다 좋은 내가 되기 위해서는 도대체 어떻게 하면 되는 거지?' 그녀의 첫 번째 일기를 읽으며, 갑자기 깊은 고뇌에 함께 빠지게 된 나. 과연 '좋은 사람'의 기준은 무엇일까?
책에는 그의 친구 '마이코'도 등장한다. 그녀는 미인이지만, 싱글(유부남을 만나는)이다. 수짱과 퇴근길에 저녁을 함께 먹는 경우가 많으며, 주말에는 디저트를 즐기는 등 꽤나 가까운 사이다. 둘은 30대 직장인들이 겪는 고충과 함께 '결혼'에 대한 고민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그녀들은 싱글녀들이 즐길 수 있는 작은 행복들을 즐기고 있지만, 전적으로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왜냐, 연애와 결혼의 고민을 늘 안고 있기 때문이다.
수짱은 자신이 다니고 있는 카페의 매니저를 짝사랑하고, 마이코는 주말에 절대 전화해서는 안 되는 유부남을 만나고 있다. 누군가를 사랑하지만 속앓이를 하는 그녀들의 삶은 행복할까. 좋은 삶의 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매일같이 인간관계에서 염증을 느끼는 그녀들은 늘 피곤함을 앓는다.
미래의 (달라질, 혹은 바라는)나와 현재의 나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수짱. 그녀는 지금의 나보다 '조금 좋은 사람'으로 변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리라 믿는다. 결국, 특정한 모습의 나보다는 여러가지 면을 갖춘 나의 모습이 '진짜' 자신이라는 결론을 찾게 된 그녀다. '"나"'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 거야. 여러 가지가 있어서 그것이 나라는 인간. 질투고 하고 부러워도 하고 비뚤어지기도 하고 마이코라는 좋은 친구가 있기도 하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하기도 하는 그런 나는, 세상에 한 명 밖에 없어.(104, 105쪽)'
어쨌든 수짱은, 자신이 짝사랑하던 남자는 얻지 못하지만 직장에서는 승진한다. 스스로의 결정에 따르며 강해져가는 그녀다. '여러 모습의 내가 모여서 하나의 내 모습을 만들고 있다. 자신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나"를 늘려간다. 합체해서 강해져 가는 나(112쪽)' 그렇게 수짱은 강해진 자신을 만들어가고 있다. 조금씩 부활하면서 강해져가는 그녀다. 현재의 모습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닌, 다른 누군가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다양한 나'를 만들어가면서 자신에게 만족할 것임을 결정한 수짱! 결국 행복은, 다른 누군가와의 비교로부터 우월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조금씩 발전해나가는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고 그 모습을 스스로 사랑할 줄 아는 데에서 오는 것이다. 수짱 덕분에, 나의 멘탈도 강해졌다. 현재의 나에 불만족할 것이 아니라, 이 모습들 또한 내것임을 받아들이고 부족한 면이 있다면 '채워나가는' 내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한 날이다. 30대에 접어든 나는, 수짱(=마스다 미리) 언니 분에 조금씩 성장 중이다.
[책 속에서]
한숨 하나에 행복 하나가 도망간다고 누군가가 말했지만 한숨까지 참아야 한다면 질식할 것이다. - 71쪽
어른이 되면 당연히 결혼하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벌써 이 나이야. - 79쪽
좋은 사람 따위보다 미인인 편이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올바른 생각이 아닌가? 눈에 보이지 않는 '되고 싶은 자신' 따위보다 지금은 미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 91쪽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하루하루가 전혀 다르다. - 10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