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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를 다시 봤다

“몇 가지 생각난 이미지 중 가장 중요한 열쇠가 벽에 박혀있던 총알이 빠져나와 총구로 다시 빨려 들어가는 것이었다. ‘메멘토’에선 캐릭터의 시점을 표현하기 위한 일종의 은유였지만 6~7년 전쯤 그로부터 발전한 거대한 첩보물 시나리오를 시도하게 됐고 여기에 SF가 결합하게 됐다.”
- 크리스토퍼 놀란의 중앙일보와의 전화인터뷰 중


오랜만에 <메멘토>를 다시 봤다. <테넷>의 인상 깊은 장면의 출발점(아이디어)이 된 작품이라는 말을 듣고 한 번 더 확인하기 위해서다.



<테넷>의 인버전 장면들은 <메멘토>에도 등장한다. 미래에서 과거로 시간이 역행하는 장면들은 무기나 자동차 등 물체로 확인할 수 있다. 총의 방아쇠를 당기면 발사된 총알이 총구로 빨려드는 기이한 장면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두 영화 모두에 등장한다.


한 마디로 크리스토퍼 놀란은 20여 년 전부터 시간에 대한 남다른 발상을 했다는 뜻이다. <메멘토>에서는 단기기억손실증을 앓는 '레나드 쉘비'를 설명하기 위해 쓰인 은유적 표현이었던 것이 <테넷>의 세계관에 적용된 것.


똑같이 주어지는 시간이지만 그것을 활용하고 느끼는 것은 개인에 따라 다르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물리적 시간 개념을 중심에 두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접목한 시간의 상대성에 대해 꾸준히 사유해왔다.


<메멘토>는 아내가 살해당한 후 10분 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레나드 쉘비가 몸에 새긴 문신과 메모, 폴라로이드 사진 등의 기록에 따라 살인범 존G를 추격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시간은 상대적이고 기억은 조작되는 것이라고 믿는 레나드 쉘비는 범인을 제대로 찾아낼 수 있을까. 철석같이 믿는 증거가 올바른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될까. 약점을 아는 웨이트리스 '나탈리'와 정체불명의 '테디'라는 남자는 주변을 맴돌며 레나드 쉘비를 이용한다.


여러 가지 악조건이 뒤석인 상황에서 진실을 향해 달려가는 남자의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담은 <메멘토>. 흥미롭고 철학적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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