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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후쿠오카> 리뷰

시공간을 초월한 여행기

장률 감독의 영화는 명쾌하지 못하다. 주인공들의 정체도, 행보도 모호하다. 그래서 지켜보는 매력이 있다.


영화 <후쿠오카>도 마찬가지다. '소담'(박소담)의 제안으로 한국에서 헌책방을 운영하는 '제문'(윤제문)은 돌연 후쿠오카로 향한다. 이들이 찾은 곳은 후쿠오카에서 작은 술집. 그곳에는 제문은 20년 이상 연락을 끊고 살았던 선배 '해효'(권해효)와 재회한다.



28년 전, 제문과 해효는 한 여자 '순이'를 동시에 사랑했다. 그녀는 두 사람 모두를 사랑했고, 동시에 떠났다. 제문과 해효는 아직도 순이를 못 잊고 그리워하는 중이다. 이때 귀신 같이 소담이 나타난 것.


소담은 '순이'인 동시에 윤동주 시인의 시 <사랑의 전당>에 등장하는 순,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는 신과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제문과 해효 역시 소담을 미스터리한 존재로 여기고 있다.


모호한 존재의 소담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모든 인물을 엮어준다. '소통의 천재'인 그녀는 언어와 대상의 한계를 뛰어넘어 자연스럽게 소통한다(심지어 모든 등장 인물들은 소담과 깊이의 차이는 있지만 관계를 갖추고 있다).

로드무비 형식으로 진행되는 <후쿠오카>는 현실과 비현실로 뒤셖여 있다. 경계를 초월한 미스터리한 소담이 이끄는 따스한 힐링 여행기가 궁금하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 장률 감독의 전작들보다 훨씬 간결해져서 감상이 부담스럽지 않다.

* 두 아저씨(제문과 해효)가 벽면에 부착된 <프란시스 하> 포스터를 사이에 두고 대화하는 장면이 귀여웠음.

* 그나저나, 일본 여행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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