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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개봉 영화 <그린랜드> 리뷰

추석 연휴 개봉 예정인 <그린랜드>는 우주적 재난 상황 속에서 유일한 희망인 그린란드의 지하 벙커로 향하는 존(제라드 버틀러) 가족의 사투를 그린 재난 블록버스터다.



초대형 혜성 충돌까지 48시간 밖에 남지 않은 인류 최악의 상황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사투를 현실적으로 담아낸 <그린랜드>는 극장에서 봐야 할 스케일의 영화다.


건축공학자 존의 가족은 아내 앨리슨(모레나 바카린)과 7살 난 아들 네이슨(로저 데일 플로이드)이다. 외도를 해 집에서 쫓겨난 존은 앨리슨의 배려로 재결합의 희망을 품고 있다. 훈훈한 이야기가 시작될 무렵 존의 휴대전화로 비상 대피 메시지가 온다.



다른 은하계에서 생성된 혜성 클라크의 파편들이 지구를 향해 돌진 중이라는 섬뜩한 메시지. 공룡을 멸종시켰던 행성보다 더 큰 파편이 떨어질 급박한 상황이 벌어지면 지구 생명체의 75%가 사라진다. 국가는 주요 인물들만 그린란드의 벙커로 대피시키려 한다.


존의 가족은 다른 이들보다 안심해도 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역시나' 문제가 발생한다. 소아당뇨병을 앓는 네이슨이 실수로 차에 약을 떨어뜨리고 온 것이다. 존이 약을 다시 찾으러 간 사이 앨리슨과 네이슨은 '만성질환자는 태울 수 없다'는 이유로 탑승을 거부당한다. 약을 챙겨 돌아왔지만 가족이 없는 비행기를 타지 못한 존. 다행하게도 비행기가 폭발해 존은 살아남는다. 앨리슨과 네이슨은 앨리슨의 아버지 집으로 향하는 중에 한 노부부의 차를 얻어 타는데 '또' 문제가 생긴다.


노부부 남편이 앨리슨의 팔찌(탑승권과 같은)를 빼앗고 네이슨을 태운 채 달아난 것이다. 존 역시 얻어 탄 트럭의탑승자들로부터 팔찌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몸싸움을 하다 트럭이 전복되는 상황에 처한다. 이윽고 망치를 들고 덤비는 약탈자들을 방어하려다 존은 실수로 한 사람을 죽이고 만다.


<그린랜드>는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는 상황을 나열한다. 감당하기 힘든 역대급 재난 위기에 이어 발생하는 크고작은 사건들 때문에 상황은 악의 구렁텅이로 곤두박질한다. 이기심의 끝을 보여준 노부부 역시 탑승을 거부당하는 등 상황은 그 어떤 누구의 편도 들어주지 않는다.


영화는 인간의 이기심과 여과 없이 보여준다. 위험한 상황에서 제 잇속만 챙기고자 사재기, 약탈과 폭력 등이 난무한다. 약자를 위한 배려는 눈 씻고 찾아봐도 확인할 수 없는 모습이 혀를 내두르게 한다.


인상적인 장면은 인류 멸망의 위기에 처한 디스토피아적 상황을 술잔치를 벌이며 구경하는 청춘들의 모습이다. 광기와 허무주의가 뒤섞인 인류의 일면을 보여주는 예다. 한편 인종과 권위(계급)에 대한 인식의 전환은 철학을 띠고 있다. 국가가 보호하려는 주요 인물(집단)과 그 외의 다수들에 대한 가치, 흑인과 백인에 대한 인식 전복은 <그린랜드>가 단순한 재난물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


이처럼 <그린랜드>는 촘촘한 스토리와 묵직한 메시지를 기반으로 완성된 재난 블록버스터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현실과 흡사하고 추석 시즌인 만큼 가족과 이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영화라 개봉 시기도 시의적절하다.


<엔젤 해즈 폴른>으로 한 차례 호흡을 과시한 릭 로먼 워 감독과 제라드 버틀러의 의기투합이 돋보인다. 2020년 추석 시즌에 가족과 함께 볼 만한 영화를 찾는다면 <그린랜드>를 고려해볼 만하다. 개봉은 29일.



본 콘텐츠는 영화사가 진행한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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