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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개봉 영화 <굿바이> 리뷰

'납관'이라는 특이한 소재 다뤄 '죽음'을 따스하고 유쾌하게 풀어낸 수작


수작 <굿바이(おくりびと)>가 12월 31일 재개봉한다. 2008년 첫 개봉 때 짙은 여운이 남았던, 그래서 집에서 몇 번을 다시 봤던 작품의 재개봉 소식이 반갑기 그지없다.



재개봉하면서 제목이 바뀌었다. 원래 제목에서는 '굿'과 '바이' 사이에 쉼표가 있어(굿, 바이), '굿(좋은)'이 두드러지는 느낌이 있었다. '굿'이 강조된 제목에서는 이별(죽음)을 마냥 슬프게만 바라보지 않는 작품의 메시지가 함축돼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바뀐 제목이 아쉽다.


첼로 연주자 '다이고(모토키 마사히로)'는 어렵게 오케스트라 자리를 얻지만 입단하자마자 재정난으로 오케스트라가 해체된다. 거액의 대출을 받아 첼로를 구입한 그는 생계 유지를 위해 고향으로 돌아갈 계획을 세운다. 아내(히로스에 료코)와 함께 돌아가신 어머니가 물려진 집으로 이사를 한 다이고는 고수익을 보장하는 구인광고를 발견하고 지원한다. '여행 도우미'라는 문구를 보고 간 일자리. 그곳은 납관전문회사였다. 그들이 표현한 '여행'의 수식어에는 '죽음으로 향하는'이 빠져 있었던 것. 고액의 월급에 혹해 일을 시작한 다이고는 첫날부터 호된 신고식을 치르고 내적 갈등에 빠지지만, 사랑의 직업정신과 죽은 자를 보내는 경건한 태도에 매료되어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다.



<굿바이>는 행복하고 옳은 이승의 길을 걸은 마지막 순간은 다음 생으로 향하는 또 다른 과정(여행)이라고 말한다. 영혼을 다한 육신을 단장해 영원한(혹은 다음) 여행길에 오르도록 채비해주는 납관사는 이승과 저승을 안내하는 인도자와 다름 없다. 영화는 살아있는 자와 사자의 관계성을 통해 관객에게 죽음을 성찰하게 한다. 특히 다이고에게 요리를 권하는 사장의 장면에서 '우리가 살기 위해 먹는 것들이 사실은 타자(생물체)의 죽음에서 비롯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듯 <굿바이>는 삶과 죽음이 이어져 있음을 보여주는 영화다. 죽음을 다루고 있지만 우울한 분위기 대신 엉뚱하고 코믹한 장면들이 여러 차례 등장해 웃음을 자극한다. 그 외 아름다운 선율의 OST와 따뜻한 색감의 장면들도 감상 포인트로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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