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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개봉 영화 '콜' 리뷰

집에서 시청해도 몰입도 최상급의 미스터리 스릴러

<콜>이 넷플릭스를 통해 27일 공개됐다. 영화는 서로 다른 시간대에 살고 있는 두 여자가 한 통의 전화로 연을 맺은 후 변해가는 감정과 행동을 세밀하게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다.



'서연(박신혜)'과 '영숙(전종서)'는 각각 2019년과 1999년에 살아가고 있다. 어린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투병 중인 엄마를 보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오던 서연은 기차에서 휴대전화를 잃어버린다. 집에 있던 무선전화기를 통해 휴대전화를 주운 사람과 통화연결이 되지만 보상만 요구하고 '다시 전화하겠다'며 끊어버린다. 그렇게 무선전화기를 붙잡고 있던 중 다그치듯 말하는 여자(영숙)와 통화하게 된다. 잘못 걸린 줄 알았던 전화가 수차례 이어지자 서연은 영숙에게 호기심을 갖기 시작하고 대화를 이어간다. 그러던 중 영숙이 엄마에게 학대를 받는다며 도움을 요청하면서 주소를 알려주는데, 그 주소는 다름 아닌 서연의 집주소다. 이윽고 서연은 전화 속 여자가 과거에 자신의 집에 살았던 사람임을 깨닫고, 그 사실을 알려준다. 영화는 이 상황에 대해 설명하지는 않지만 관객은 불길한 연의 시작을 본능적으로 직감하게 된다.



서연과 영숙의 관계는 우정으로 시작된다. 영숙의 다이어리를 빼곡히 장식한 '서태지와 아이들'의 정보를 나누며 우정을 쌓아가던 두 사람은 급기야 '위험한 운명 바꾸기' 놀이를 시작한다. 영숙은 과거 화재사고로 숨진 서연의 아버지를 구해주겠다며 집에 들어가 가스불을 끄고, 서연은 영숙의 미래를 알려 사고를 막아준다. 그러나 이 놀이는 좋은 방향으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아버지의 목숨은 살려 행복한 일상을 보내는 서연에게 영숙은 무거운 대가를 요구한다. 영숙의 범죄 공조자가 된 서연은 끊임없이 영숙의 손아귀에 놀아나게 된다. 우정이 악연으로 변질되고 만 것이다.


영화는 시간여행 만큼이나 엎치락뒤치락하는 사건들로 112분의 러닝타임을 순삭시키는 마법을 선사한다. 꾀를 부리는 순간 가족을 잃게 되는 위태로운 상황에 놓인 서연과 앞뒤 재지 않는 무자비한 연쇄살인마 영숙의 폭주를 팽팽하게 그려낸 <콜>의 흡인력은 상당하다.


이렇게 관객을 끌어당기는 힘은 소재나 장르의 클리셰를 뿌리치고 미스터리 스릴러, 오컬트, 서스펜스를 오가는 다양한 장르를 영리하게 융합한 연출에 있다.


한편 영숙의 캐릭터도 영화를 극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큰 몫을 했다. 극악무도한 폭력과 살인을 저지르는 영숙의 모습은 감정 따위 없는 좀비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이 캐릭터로 분한 전종서의 연기는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하다. 그녀의 잔상이 한동안 가시지 않을 것 같다.



집에서 시청했음에도 몰입도가 최상급이었던 영화 <콜>. 넷플릭스 개봉이 아쉬울 만큼 높은 퀄리티의 작품이니 시청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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