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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는 투표한다, 그러므로 사고한다》를 읽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식 블로그 '정정당당스토리' 기고문

2021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적극적인 시민의식을 위한 정치 교양서 《나는 투표한다, 그러므로 사고한다》를 읽고 느낀 바를 정리하고자 한다. 이 책은 투표의식을 고취시키고 자유, 평등, 권력, 법과 같은 정치철학의 문제들을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는 장점을 갖는다. 또한 정치적인 행동을 권하거나 특정 정치제도를 제안하지 않고 바람직한 ‘정치적 인간’, 즉 이상적인 시민의 모습을 제시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평소 정치와 올바른 시민의식에 대해 생각해온 독자들에게 흥미롭게 읽힐 만한 책이다.


바람직한 사회를 바란다면 투표하라 

민주국가의 시민은 참정권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갖는다. 가장 최선이라 판단되는 길과 그 순간의 정의를 투표로 결정하는 주체가 국민이라면, 각 시민은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주어진 권리와 권력을 이용하지 못한다면 시민들이 스스로 힘들게 획득한 것을 포기하고 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정치는 어렵고 무거운 소재, 혹은 정치인사나 정당이 결정하는 한정적인 것으로 이야기되곤 한다. 

그러나 공동체의 삶에서 살아가는 인간은 규율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타인에 대한 인식이 숭고해지는 시기가 되면 정치에 입문하고 개입하여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이바지해야 한다. 그렇다면 ‘왜’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어야 하냐고 물을 수 있다. 이유는 사회(환경)가 인간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는 것, 그것은 변화하는 것이다. 장 폴 사르트르의 말처럼 나 자신인 그 무언가는 항상 내가 아닌 다른 이가 된다.’ (p. 28)


올바른 시민의식은 정치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에서 시작된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과 가장 가까운 이의 행복과 안녕을 바라고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고자 하는 이기적인 마음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동 규율을 구축해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이익을 도모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려는 것이다. 만약 규율이 없었다면 개인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해하는 일이 비일비재할 것이다. 공동 규율을 지키는 일은 모두에게 너무나도 중요한 목표이다. 규율을 구축하고 관리하는 것처럼 정치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민 모두의 자유와 행복 추구에 있다. 따라서 우리는 사회 모든 계층의 행복과 공익을 위해 정치에 관심을 기울이고 숙고해야 한다.

‘모두의 자유와 행복에 관계되는 것이 정치라 한다면 정치는 몇몇 사람에게만 맡겨 놓기에는 위험한 매우 중요한 것이다. 좀 더 넓은 의미에서 정치는 원칙을 앞세우고, 어떤 일을 결정할 때 개인 성향을 뛰어넘는 것, 그리고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것을 생각하기에 앞서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는 어려운 일이지만 이렇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p. 54)


우리의 힘으로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 

민주국가의 특징 중 하나는 우리의 힘으로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미래가 이미 정해졌다면 우리가 바라는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 애쓰고 토론하고 반란을 일으키는 노력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다행히도 미래는 과거와 현재를 통해 예측 가능하기는 하지만 결정돼 있지는 않다. 따라서 우리는 ‘나의 행동이 미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믿음과 함께 스스로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국민 스스로에 대한 국민의 권한, 그리고 국민 스스로에 의한 국민의 권한을 의미한다. 권한을 올바르게 행사하여 진리에 닿기 위해서는 사유하고 직접 행동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금의 길이 과거의 길이 아니었던 이유는 걸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곳을 지나가봤기에, 즉 행동했기 때문에 길이 생긴 것이다.

‘그렇게 해서 국민과 시민 개개인은 자신들의 미래를 자유롭게 건설하는 창조자가 되고, 이때 미래는 그 자체로 정치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유일한 진리가 된다. (……) 역사적 진실을 만들고 방향을 정하는 것은 바로 다름 아닌 인류 전체의 실천이다. 그러므로 진리와의 관계 맺음은 다른 이들을 통해 이루어진다. 우리는 그들과 함께 진리를 향해 나아간다. 다른 이들과 함께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지금 진리로 가고 있지 않은 것이다’ (p. 165)

따라서 우리는 지도자 및 대표자를 선출하는 행동이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믿고 투표를 실천해 더 나은 사회로의 길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올바른 투표의식, 이성과 감성적 사유 동반돼야 

그렇다면 올바른 시민의식을 갖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 저자는 이성적 사유는 물론 감정과 감성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이는 아리스토텔레스식 비이기주의성인 동시에 한나 아렌트가 들려준 공동의 세계와 화해하는 일과 같은 맥락이다.

‘이는 정치의 본래 의미를 이성적 사유에서만이 아니라, 정열과 감정, 감동 속에서도 찾아야 함을의미한다.’ (p. 187)

앞서 언급했듯이 민주주의의 목적은 국민 모두의 자유 보장과 행복 추구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추론하고 이치를 따져보는 것과 함께 감정과 감성을 토대로 인간적인 사회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결국 《나는 투표한다, 그러므로 사고한다》가 주장하는 본질적 의미의 정치 미래는 여성적인 것, 예술, 감성, 그리고 시민성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성과 감성을 두루 따져보며 합리적인 판단에 근거한 한 표를 행사하기를 권한다.


끝으로 “국민은 섬기기 위해 지도자를 선출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자유를 보장받기 위해 선출했다”는 루소의 말이 전하는 투표자의 마음가짐을 새기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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