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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플랫폼 경제와 공짜점심>,
연결이 곧 권력이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There is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는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이 남긴 격언이다. 모든 일에는 그만한 대가가 따른다는 의미로, 누구나 자주 사용한다. 그러나 네트워크 경제 법칙에서는 '공짜 점심이 있다'고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의 저자 강성호는 말한다.



금융위원회 서기관인 저자는 전통적인 경제이론과는 달리 플랫폼이 경제의 주축을 이루는 '양면시장'에서는 소비자가 공짜 점심을 취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으로는 카카오와 네이버 등이 있다. 이들 플랫폼 기업은 판매자와 소비자를 양면에 두고 이를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매일 카카오톡을 통해 무료 문자를 주고받는다. 즉 '공짜'를 취하고 있다. 대신 이에 대한 (점심)값은 판매자(광고기업)가 지불한다. 돈을 내는 쪽은 소비자가 다수 모여있는 시장(시스템)에 비용을 내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 서비스를 이용한다.


저자는 플랫폼 기업들이 금융시장까지 공략할 것이라는 점에 집중한다. 전통적인 은행과 같은 금융업계의 변화에 대한 시나리오를 예측한다.



플랫폼의 강점은 예전부터 예측되어왔다. 만남의 광장, 소통의 창구와 다름 아닌 플랫폼은 비대면, 정보 및 취향 공유 등의 네트워크가 더 강화될 미래에는 더 중요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플랫폼의 전망과 마케팅이 궁금한 독자라면 <플랫폼 경제와 공짜점심>의 일독을 권한다.



책 속에서


네트워크 경제에는 공짜 점심이 있다. 앞서 말한 카카오톡, 결혼정보회사와 같은 사례다. 양면시장에서는 비용을 지불하는 쪽과 혜택을 보는 쪽이 다르기 때문에 혜택을 보는 쪽은 거의 비용이 들지 않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렇게 혜택을 보는 쪽이 받는 돈을 '교차 보조금'이라고 한다. 양면시장은 다른 누군가가 나 대신 사용료(교차 보조금)를 내고 있기 때문에 작동하는 것이다. - p. 35


카카오톡의 성장 과정에는 회원이 다른 회원을 끌어들이는 교차 네트워크 외부성, 공짜 미끼 등의 양면시장 이론이 모두 녹아들어 있다. - p. 45


네트워크 경제는 '더 많은 노동시간=더 많은 소득'이라는 공식도 붕괴시킨다. 노동과 소득 간의 비례 관계가 사라지는 것이다. 전통적 경제에서는 일하는 사람이 돈을 많이 버는 구조였다. 그러나 네트워크 경제에서는 놀면서도 돈을 벌 수 있다. 유명 연예인들과 유튜브 크리에이터, 스포츠 스타들, 인기 학원 강사의 수입이 일반 노동자보다 매우 높은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들은 노동을 통해 돈을 벌지 않는다. 이들은 최소한의 노동력만 투입할 뿐 소득은 TV, 인터넷 등의 네트워크가 스스로 창출한다. - p. 56~57


인터넷 사용에는 '1대 9대 90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 인터넷 이용자의 90퍼센트는 단순히 관망할 뿐이며, 9퍼센트는 재전송이나 댓글로 확산에 기여하고, 1퍼센트만이 콘텐츠를 창출한다는 법칙이다. (...) 따라서 뉴파워는 항상 선한 방향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연결 그 자체는 가짜뉴스에 취약하며,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자극적인 뉴스에 민감하다. - p. 100~101


사람들이 다양한 플랫폼을 동시에 이용하는 현상을 '멀티호망(multi-homing)'이라고 부른다. 여러 채의 집을 두고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는 뜻이다. 멀티호밍이 나타나는 산업에서는 여러 플랫폼이 공존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플랫폼과 플랫폼이 만나 경쟁하는 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플랫폼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승자독식이 불가능하다. - p . 117


플랫폼 경제에서 중요한 경영 전략은 소비자들의 '멀티호밍을 막는 것'이다. 다른 플랫폼을 통한 소비자의 상품 구매를 막고, 자사 플랫폼을 통해서만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 플랫폼 기업들의 최우선 전략이다. 고객들이 다른 플랫폼으로 이탈하는 것을 막아 독점력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 p.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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