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만으로 원하는 자리에 앉는 건 불가능한 것일까. 영화 '낫아웃'이 던지는 질문이다.
열아홉 고교야구 입시생 광호(정재광)는 봉황대기 결승전에서 기적적인 결승타를 치며 팀 에이스가 된다. 자신감이 솟아있는 그는 감독의 프로팀 연습생 제안을 거절한다.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호명될 것이라는 확신에 찼던 것이다. 그러나 호명되지 않는다. 차선책으로 대학 야구부라도 가겠다고 하지만 먼저 대입 준비를 해온 성태(김우겸)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 마찰을 겪는다. 입시를 위한 거액의 돈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작은 국숫집을 운영하는 집에서는 서포트할 여력이 없다. 끝내 광호는 친구 민철(이규성)로부터 불법 휘발유를 파는 일을 소개받아 돈을 마련하려 한다.
유망주였던 광호가 꿈길을 걷기 위한 진입문을 들어서지 못 하는 이유는 흙수저이기 때문이다. 출중한 실력을 갖췄지만 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원하는 것을 손에 쥘 수 없는 청춘의 삶은 고통 그 자체다. 대학에 가겠다는 일념으로 위험을 무릅쓰지만 그럴수록 잃는 것들만 많아질 뿐이다.
더 가슴 아픈 것은 미성년을 이용해 돈을 착취하려는 어른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실력과 꿈보다 돈이 우선인 감독, 급전이 필요한 청춘을 불법행위에 끌어들인 사장의 행위는 혀를 차게 만든다.
하염없이 불행의 수렁에 빠져 들어가는 광호의 삶에 '빛'이라는 단어는 사치일 뿐이다. 시종일관 어두운 장면이 이어지는 '낫아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청춘의 모습을 통해 현실을 고발한다. 더불어 비리와 불법이 만연하지만 꿈을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도 담겨있다. 타자가 삼진아웃을 당했을 때 포수가 공을 놓치면 1루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야구 규칙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을 옮긴 제목처럼 희망의 불씨를 놓지 말라는 것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메시지다.
'낫아웃'은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CGV아트하우스상, 왓챠가 주목한 장편, 배우상 등 3관왕을 차지했다. 흙수저의 성장통을 다룬 현실적인 스토리, 배우진의 열연이 궁금하다면 극장을 찾기를 바란다. 개봉일은 6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