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루프탑'은 밝고 유쾌한 퀴어영화다. 이별 1일차 하늘(이홍내)과 썸 1일차 봉식(정휘)의 일상을 중심으로, 청춘들의 사랑과 꿈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취준생 하늘은 동거하던 애인 정민(강정우)의 집에서 쫓겨난다. 오갈 데 없는 정민은 친구 봉식의 옥탑방(루프탑)으로 찾아가 함께 생활한다. 하늘은 정민과의 재회를 바라지만 밀당만 하며 정민의 애간장을 태운다. 봉식은 40살까지만 살겠다는 목표를 가진 욜로족이다. BJ로 활동하며 많은 수입을 얻지만 패션 아이템 구매로 다 써버린다. 미래를 계획하는 것도, 사랑에도 회의적인 그는 썸 타는 사이인 민호(곽민규)에게도 철벽을 친다.
'메이드 인 루프탑'은 기존 퀴어영화들이 그려왔던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사회적 시선을 걷어내고 밝고 희망찬 기운을 담았다.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서 벗어난 당당한 90년대생 성소수자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낸 것. 거기에 성(性)을 막론한 모든 청춘의 고민인 취준, 경제적인 문제를 그려 현실을 풍자한 점도 인상적이다.
영화의 텐션을 높인 요소는 다양하다. 먼저 김조광수 감독의 연출력에 '자이언트 펭TV' 염문경 작가가 위트 넘치는 시나리오의 케미스트리를 꼽을 수 있다. 요즘 청춘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김 감독의 구상에 염 작가만의 힙한 에너지가 더해져 색다른 퀴어물이 완성됐다.
다음으로 반짝이는 라이징 스타 이홍내, 정휘의 훈훈한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 하늘 역을 맡은 이홍내는 BTS '컴백홈' 뮤직비디오 속 주인공과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악귀 지청신 역으로 활약한 바 있다. 봉식 역으로 분한 정휘는 '팬텀싱어' 시즌 1에 출연해 영화 '알라딘' OST를 부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화제 인물이다.
이정은의 출연도 임팩트가 크다. 범접 불가한 연기내공을 지닌 이정은은 따뜻함과 코믹함을 겸비한 루프탑 아래층에 사는 프로 참견러로 활약해 극에 활력을 더한다.
이렇듯 '메이드 인 루프탑'은 감각적인 연출, 트렌디한 시나리오, 매력적인 배우진의 앙상블로 어우러진 청량감 가득한 퀴어로맨스다.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은 영화를 찾고 있다면 6월 23일 극장으로 향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