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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터널스>, 휘발된 오락성

많은 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이터널스>의 호불호가 극히 갈리고 있다.



마블 스튜디오와 아카데미 감독의 만남을 주목받았던 <이터널스>. 로튼토마토 평점 지수 60% 이하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팬심 때문에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관람 후 관객의 반응은 싸늘한 편이 다수다. 우주의 기운을 지닌 태초의 히어로 군단 '이터널스'가 어벤져스의 퇴장 후 마블 팬들의 헛헛한 마음을 채우기엔 역부족이었던 것.


<이터널스>는 수천 년에 걸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불멸의 히어로들이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적 데비안츠에 맞서기 위해 의기투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메가폰을 잡은 클로이 자오 감독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노매드 랜드>로 동양 여성 최초로 작품상과 감독상을 거머쥐며 연출력을 입증한 인물이다. 그러나 오락영화와는 조합은 아쉬웠다.


그렇다면 <이터널스>가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려는 과욕 때문이다. '어벤져스'가 솔로 무비들을 통해 히어로들의 개별 서사를 알려 팬심을 노린 반면 <이터널스>는 10인의 히어로를 한 편에 소개했다. 낯선 세계관에다 수많은 초인 히어로들의 소개를 2시간 30분 러닝타임에 욱여넣은 점이 무리수였다. 때문에 캐릭터의 매력을 어필하기에 부족했던 것은 물론 개인의 빌드업 역시 부족했다.


또한 데비안츠 역시 기능적인 역할에 그친 아쉬운 캐릭터였다. 어떤 수단으로도 무찌를 수 없는 압도적인 빌런이지만 타노스에 비해 매력이 한없이 부족하다.


대서사와 다름아닌 세계관을 짧은 시간 안에 넣으려다보니 탄탄하지 못한 스토리, 엉성한 구성에 실망하는 이들이 많았을 것. 물론 오락영화에 예술성을 더하려는 시도가 마블의 의도였을 수 있지만 막대한 자본과 탄탄한 기술력으로 전세계를 대표하는 상업영화의 방점을 찍어온 마블 팬들에겐 실망일 수밖에 없다. 한 마디로 재미가 없었다는 것.


물론 <이터널스>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있다. 바로 인류애. '어벤져스' 멤버들과는 달리 <이터널스>는 다국·다인종으로 구성됐다. 게다가 어린 아이, 성소수자, 청각 장애인까지 있다. 이를 통해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개인의 인격 모두가 소중하다는 주제를 전하고자 했다.



그럼에도 마블이 추구해왔던 오락성을 상쇄시키기엔 실패다.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한 클로이 자오 감독의 도전은 인정하지만 결과는 참혹하다.


<이터널스>에 기대한 국내 팬들의 관심사 중 하나였을 마동석의 활약 역시 아쉽다. 물론 마동석의 맨몸액션을 보여준 면은 좋았으나 파워가 효과적으로 비치진 않았다. 차후에도 그가 MCU에 편입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다.



쿠키 영상은 두 개다. 새로운 얼굴의 등장, 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조성하는 영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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