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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렌치 디스패치' 리뷰

웨스 앤더슨의 재능이 집대성된 영화

자신만의 확고한 스타일을 가진 비주얼리스트 웨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 '프렌치 디스패치'가 개봉했다.


이 작품은 활자를 스크린 영상으로 표현한 웨스 앤더스식 영화이자 잡지이다. 배경은 20세기 중반 프랑스의 오래된 가상 도시 '블라제'. 편집장(빌 머레이)의 갑작스러운 사망 후 매거진 '프렌치 디스패치'의 마지막 호를 장식하기 위한 기자들의 특종 기사 네 편을 그린 옴니버스물이다.



첫 번째 기사 '콘크리트 걸작'은 교도소에 수감 중인 광인 예술가 모세(베니시오 델 토로)의 이야기를 다룬다. 교도관 시몬(레아 세이두)을 모델로 기이한 걸작을 그린다. 탐욕스러운 미술상 줄리안(애드리언 브로디)은 작품의 가치를 알아보고 모세에게 접근한다. 두 번째 기사 '선언문 개정'은 학생운동의 리더 제피렐리(티모시 샬라메)와 그의 선언문을 교정해주는 기자 루신다(프란시스 맥도맨드)의 이야기다. 세 번째 기사 '경찰서장의 전용 식당'은 미식가 경찰서장(마티유 아말릭)의 아들이 납치당하자 기상천외한 구조작전을 펼치는 경찰들과 그의 요리사 네스카피에 경위(스티브 박)의 이야기를 그린다.



'프렌치 디스패치'는 앤더슨의 재능이 집대성된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다. 시청각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미장센과 감각적인 음악은 감격할 만하다. 특히 4:3과 16:9 화면비와 흑백과 컬러,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넘나드는 연출은 공들여 완성한 레이아웃의 매거진을 읽는(보는) 듯해 신선하다.


그러나 각 에피소드의 완결성이나 재미는 아쉽다. 탄탄한 서사를 바라는 관객이라면 불친절해보일 수 있다. 몇몇 에피소드는 비대중적인 소재로 공감을 일으키기 어렵다.


그럼에도 '프렌치 디스패치'는 관람할 이유가 충분하다. 그 누구도 모사할 수 없는, 앤더슨 감독만이 구현할 수 있는 특유의 스타일은 묘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매 장면마다 심혈을 기울인 작업 과정이 눈에 선하다. 더불어 틸다 스윈튼, 프란시스 맥도맨드, 빌 머레이 등 화려한 배우 라인업도 절대적인 관람 포인트이다.



'프렌치 디스패치'는 기자들이 모여 위대한 잡지를 완성해가는 과정을 통해 세공을 거듭하여 영화를 선보이는 웨스 앤더슨 감독 자신에게 건네는 헌사이기도 하다. 그의 집요한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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