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이식을 받아 얼마나 살지 알 수 없는 주영도(김동욱)는 강다정(서현진)을 좋아하지만 사귈 엄두를 못낸다. 미래를 약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귈 수는 없지만 좋아하는 여자를 놓치기도 싫은 그가 기껏 한다는 고백 "우리 친구 할래요?". 세 번의 쓰레기 같은 남자들을 만나 연애에 진저리가 난 다정은 진심이 닿는 상대를 만나 사랑을 키워가기로 마음 먹지만 '친구 하자'는 소리를 듣고 슬퍼한다.
다정은 어릴 적 많은 상처를 입었지만 올곧게 자라 이름 만큼 타인을 다정하게 대한다. 영도의 허망한 고백을 듣고도 화를 내기는커녕 자리에서 빠져나와 홀로 마음을 삭인다.
"모든 연애는 언젠가 끝난다. 운이 좋다면 결혼을 해서, 그렇지 않다면 이별을 해서, 그런데 어떤 연애는 고백과 동시에 끝이 난다. 모아 놓은 마음은 이젠 줄 수도, 버릴 수도 없고. 친구라는 좋은 말은 세상 제일 서러운 말로 바뀌고. 어떤 연애는 그렇게 끝이 난다."(7회)
사랑의 고백이지만 친구라며 선을 긋는 영도의 태도에 둘의 연애도 끝날 것만 같았다. 그러나 다정은 영도의 집으로 향한다. 그리고 영도를 꼭 안아주며 토닥인다. 그리고 어떻게든, 최선을 다 해 건강을 유지하며 천천히 두터운 관계를 다져나간다.
<너는 나의 봄>은 지우기 힘든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냈다'며 위로한다. 마음에 생채기가 생긴 사람들이라고 해서 모두가 바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와 함께. 조력자가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사람과 세상은 충분히 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로맨스와 코미디, 미스터리(추리) 장르가 어우러져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하는 <너는 나의 봄>. 하지만 방영 당시 시청률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명대사를 비롯해 가슴 뛰게 만드는 장면들이 많으니 넷플릭스나 티빙을 통해 시청하기를 권한다.
OST도 좋다. 개인적으로는 온유가 가창한 일곱 번째 트랙 '다정한 봄에게'에 마음이 기운다. 애정한 멜로디의 정통 발라드곡으로 9회에서 영도와 다정의 키스신에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글을 적는 지금, 때마침 봄이다. 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이 올 한 해도 힘내라고 속삭이는 듯하다. <너는 나의 봄>이 전하는 메시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