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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영화 '소년시절의 너' 리뷰

위로가 필요하다면 이 영화!

영화 '소년시절의 너'는 학교 폭력을 비롯한 청소년 문제를 진지하게 다룬다. 입시 현실에서 성적이 개인의 유일한 증명서가 되고, 우정을 나누기보다 약한 친구를 집단으로 괴롭히는 모습, 보살핌 없이 살아가는 아이들의 암담한 현실을 꼬집어낸다.



치열한 입시 경쟁, 학교 폭력, 빚쟁이가 찾아오는 부모 없는 집. 고3 소녀 '첸니엔'(주동우)의 현실이다. 첸니엔에게 유일한 희망은 중국 최고의 대학교에 입학하는 것뿐이다. 어느 날 길거리 폭력을 당하는 '샤오 베이'(이양천새)를 구하기 위해 신고 전화를 하다가 폭력배들에게 걸려 강제로 입맞춤을 하게 된 둘은 조심스럽게 우정을 쌓아간다.


의지할 곳 없는 니엔과 베이는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간다. 베이는 니엔이 폭력에서 안심할 수 있도록 지켜주고, 니엔은 그런 베이를 신뢰하게 된다. 세상에 내몰린 소녀와 동네 양아치 소년의 관계는 그 어떤 것보다 뜨겁고 진하다. "넌 세상을 지켜, 난 너를 지킬게"라고 말한 베이는 사활을 걸고 니엔을 지킨다.



'소년시절의 너'가 놀라운 것은 입시 경쟁에 치우친 중국의 교육 현실과 돈벌이에 급급해 자식을 방치하는 부모들, 학교와 경찰의 안일하고 이기적인 태도 등의 문제점들을 과감하게 선보인 점이다.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을 학교 폭력을 당해도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고, 학교와 경찰은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는 것에 관심이 없다. 검열 때문에 다루지 못하거나 덜어내야만 했던 이 같은 소재를 들춰낸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다양한 사회 문제들을 짜임새 있게 구성해 몰입도를 높인 '소년시절의 너'는 135분의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함이 없다. 특히 많은 인물들의 감정선을 세세하게 포착한 점이 인상적이다.


어두웠던 과거의 화면이 전환되면서 첸니엔의 현재를 보여주는 엔딩이 참 마음에 든다. 고통의 시간을 견뎌낸 후 교사가 된 그는 더 이상 자신과 같은 학생들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한다. 무엇보다 자신이 뱉은 말을 끝까지 지키려는 베니의 모습이 짙은 여운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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