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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이니 데이 인 뉴욕' 리뷰

예고 없이 내리는 비와 닮은 인생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은 뉴욕을 사랑하는 뉴요커 개츠비(티모시 살라메)와 영화에 푹 빠진 대학생 기자 애슐리(엘르 패닝), 봄비와 함께 찾아온 새로운 인연 챈(셀레나 고메즈)의 낭만적인 일상을 담은 영화다.


우디 앨런 영화의 특징은 일상적이고 대사가 많은 것인데,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인물들의 말과 행동에 집중하게 되고,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몰입으로 이어진다.



영화 감독 인터뷰를 위해 뉴욕에 온 애슐리와 그에게 뉴욕을 소개시켜주기 위해 동행한 남자친구 개츠비. 한 시간의 인터뷰를 마치고 여기저기 데이트를 할 예정이었지만, 계획과는 달리 애슐리의 일정은 예기치 못한 이유들로 계속 연장된다. 애슐리는 감독과 작가, 배우까지 연이어 만나게 된다. 개츠비도 동네 친구, 전 여자친구의 동생, 삼촌과 우연히 마주친다.



애슐리와 개츠비가 만난 사람들은 예고 없이 내리는 비처럼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계획은 완전히 무산됐지만, 익숙하거나 낯선 인연과 만나면서 새로운 감정이 싹튼다. 영화는 짜 놓은 길로 가지 않는다고 해서 실패는 아니며, 예상치 못한 인생에 대한 묘미를 보여준다.


인생을 여행과 비교한 점이 흥미롭다. 철저한 계획을 세웠을지라도 예기치 못한 사건사고나 기후 등의 컨디션 때문에 예상했던 것과 완전히 다른 여행이 될 수 있다. 확실한 루트를 정하지 않은 채 여행하면서 발견하고 알게 되는 세상의 이모저모도 있다. 뉴욕에서의 애슐리와 개츠비의 경험은 둘을 전혀 다른 상황으로 이끈다.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고 함께 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인생은 참 재미있다. 단 이틀 만에 달라지는 상황이 말해주듯, 변화에서 시간은 문제되지 않는다.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은 낭만적인 것투성이다. 비 내리는 뉴욕의 풍경, 시시각각 변하는 인물의 감정을 빛으로 표현한 감각적인 화면, 심장을 간지럽히는 OST, 최고의 비주얼과 인지도를 자랑하는 배우들. 이 모든 것의 앙상블이 훌륭하다.



특히 티모시 살라메의 연주와 목소리가 입혀진 재즈곡은 로맨틱의 절정이다. 아름다운 얼굴과 감미로운 목소리, 피아노 선율의 어울림은 모두가 매료될 수밖에 없는 명장면이다. 순수함과 우유부단함을 오가는 엘르 패닝, 발칙한 대사와 거침없는 행동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 셀레나 고메즈의 서로 다른 매력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주드 로, 리브 슈라이버, 디에고 루나, 레베카 홀, 수키 워터하우스 등 명배우들의 출연도 볼거리를 더한다.


타인의 인생을 훔쳐보는 건 흥미진진한 일이다. 그들의 모습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깨달음을 얻는 건 값진 일이다.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은 이 둘을 모두 갖춘 데다, 달달함까지 토핑돼 있다. 낭만적인 청춘 로맨스물을 찾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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